한국 국제 무역과 투자를 홍보하며 강화시키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의하면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의 재무부는 북한이 루마니아에 상환해야 할 부채에 대해 양국간 회담을 개최하려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채무불이행 문제는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닙니다. 북한은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 외국으로부터 돈을 빌려 산업을 개발해 수출량을 증가시키려 했지만, 효율성이 없는 중앙 계획경제 때문에 산업개발정책이 실패하자 1976년 외채 상환을 거부했습니다.
북한은 주로 옛 소련과 중국, 일본으로부터 돈을 빌렸지만, 냉전시대에 북한과 상황이 아주 비슷했던 루마니아 정부로부터도 돈을 빌렸습니다. 그 당시 루마니아의 독재자는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였습니다. 차우셰스쿠는 1971년 북한을 방문한 후 북한 식 개인숭배에 반한 나머지 루마니아에도 비슷한 개인숭배를 조장하려 했습니다. 루마니아의 수도를 평양처럼 군중들이 모여 지도자를 숭배할 수 있는 광장과 거리, 커다란 건물이 있는 도시로 바꿔 놓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차우셰스쿠는 자신의 개인숭배체제를 건설하는 데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외국으로부터 돈을 많이 빌렸습니다. 경제 상황이 안 좋아 루마니아 사람들은 식량과 생활필수품 부족으로 고생하고 있었지만, 과대망상증에 걸린 독재자는 제 3세계에서 영웅이 되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차우셰스쿠 정부는 외국으로부터 빌린 돈을 다시 북한을 포함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들에게 무이자로 빌려 줬습니다. 그 때문에 루마니아 사람들은 피와 땀을 흘려가며 열심히 일했지만, 냉전시대가 끝난 후 2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가 루마니아로부터 빌린 액수는 55만 미국 달러 정도 됩니다. 루마니아와 북한이 2002년 협정을 체결해 북한이 루마니아에 현물로 전액 상환하기로 했으나 북한은 그 협정을 아직까지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루마니아의 공산주의 독재 정부는 독재자 개인숭배와 실현 가능성 없는 산업을 건설하기 위해 터무니 없이 외국으로부터 많은 돈을 빌렸고, 또 그러한 선진국으로부터 빌린 돈을 개발도상국들에게 다시 빌려 주곤 했던 것입니다. 개발도상국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일은 그 나라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차우셰스쿠와 같은 다른 독재자를 위한 일이었습니다.
다른 개발도상국에 대한 루마니아 독재자의 관대함은 일반인들과는 무관한 전혀 쓸데 없는 일이었습니다. 다른 나라에게 돈을 빌려 주는 것은 루마니아 독재자의 인기 관리와 제 3세계 독재국가들의 지도자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같은 공산주의 국가들끼리 돈을 빌려주고 받는 것은 비효율적인 공산주의 경제체제 때문에 관리를 제대로 못 할 뿐 더러 일반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의미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루마니아의 공산주의 정부는 루마니아산 곡식과 식품의 대부분을 수출하며 온 국민을 굶기고 외채를 갚는 데 급급했습니다. 외채를 무작정 갚는 것보다는,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외채를 갚기 위해 국민을 굶기며 고통을 주었던 일은 루마니아 사람들에게 영원히 지울 수 없는 크나큰 멍으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관점에서 볼 때 경제를 소생하려면 국가 신뢰도를 회복해야 합니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외채 상환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은 정치범 수용소를 없애고, 아직까지 한국으로 귀국하지 못한 국군포로들, 한국과 다른 나라 납북자 들을 송환하고, 열악한 인권상황을 개선해야 합니다.
북한이 세계 무대에서 신뢰를 되찾지 못한 이유가 외채 상환을 거부한 것뿐만은 아닙니다. 북한은 1985년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 가입했으나 1993년 이 조약을 탈퇴했습니다. 그 이후 북한 정부는 1994년 미국과의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지만, 그 합의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2007년 6자회담이 진행되어 북한은 핵 시설을 폐쇄하고 불능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이 합의도 위반하여 결국 2009년 제2차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2012년2월 29일 북한은 미국과의 회담을 통해 우라늄 농축을 일시 중지하고 미사일 발사도 중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그 합의도 위반하여 2012년 4월13일, 12월12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 3차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북한은 경제를 개발하여 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 참여하려면 먼저 다른 나라와의 맺은 협약을 지키며 신뢰를 되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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