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록 음악과 동유럽 해방

0:00 / 0:00

슬로베니아 록밴드 즉 록 음악 연주단 '라이바크' (Laibach)가 오는 8월 중순 북한 해방절 행사 참여로 평양에서 공연할 계획입니다. 슬로베니아는 내전에 의해 1990년대 붕괴된 사회주의 국가 유고슬라비아에 속하던 국가입니다.

'라이바크'는 설립된 지 오래 되었지만 활동이 아직까지도 활발한 동유럽 록밴드 중 하나입니다. 라이바크의 대변인에 의하면 이 록밴드의 평양 공연은 '문화 교류와 상호 이해' 차원에서 이뤄질 예정이라 합니다. 다른 동유럽 록밴드처럼 '라이바크'는 독재를 반대하는 경향을 보이며, 특히 전 유고슬라비아 독재자의 절대주의적 정권을 반대하곤 했었고, 또한 전 유고슬라비아 공산주의 정권의 비인간적이며 기괴한 면을 음악을 통해 비판했기 때문에 공산주의 검열에 의해 여러 번 금지된 적이 있었습니다. 자연히 독립 후 유럽연합 가입국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된 슬로베니아에서 '라이바크'는 자유로이 활동합니다. 또한 '라이바크'는 몇 주 전 미국을 돌아다니면서 공연을 하여 미국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끌었습니다.

인권 탄압국인 북한은 아직까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이지만, 특히 '고난의 행군' 때부터 생긴 장마당과 암시장에 의해 바깥세계의 정보가 북한으로도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에서 '남풍'이라 불리는 '한류열풍'의 영향을 막으려는 단속은 김정은 정권 하에서 더 심합니다.

한국은 현재 세계 15위 경제 강대국입니다. 이젠 세계에서 명성을 얻은 한국의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과 조선 산업뿐만 아니라,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음악, 연극, 음식과 컴퓨터 게임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중동, 유럽, 남미와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 문화 현상을 '한류열풍'이라고 합니다.

요즘 세계를 향하고 있는 K-pop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의 팝음악도 중국을 걸쳐 북한으로 들어간 DVD, CD-ROM과 USB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류열풍'이 한국의 대성공을 상징하는 흐름이기 때문에 북한정부의 '한류열풍'에 대한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입니다. 한국 텔레비전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배우들의 유행, 옷차림과 머리스타일도 북한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송혜교와 같은 한국 여배우로부터 유래한 머리스타일을 여러 번 '단정치 못하다'는 핑계로 금지했고, 그때 그때 옷차림 단속까지 실시했습니다.

21세기 세계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북한도 열린 마음으로 세계와의 문화 교류, 특히 같은 민족인 한국과의 교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요즘 시대적 흐름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한류열풍'으로부터 유래한 유행을 무작정 금지시켜서는 안되고, 한국의 문화 영향까지도 안고 나아가야 합니다. '한류열풍'을 통해 남북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동화될 수 있는 시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나 록밴드, 특히 '라이바크'처럼 공산주의 독재를 반대하던 록밴드를 생각하면 한국의 K-Pop과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화려한 한국의 K-Pop는 어떻게 보면 한국의 경제 대성공으로부터 유래한 온 세계 젊은이들이 즐기는 음악입니다. 그러나 록음악은 K-Pop보다도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메시지를 더욱더 명백하게 더욱더 강력하게 전달합니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K-Pop을 즐기지만 젊은이들의 정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 음악은 K-Pop보다 록음악입니다.

저도 19살까지 공산주의 독재 하에서 살면서 록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냉전 시대 때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는 동유럽 독재국가들 중 탄압이 가장 심한, 가장 고립된, 북한과 가장 비슷하던 독재국가였습니다. 특히 1980년대 심한 언론 검열 때문에 자유와 해방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록공연을 방송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공산주의 독재하에서 살던 다른 젊은이들처럼 암시장에서 구입한 미국의 '메탈리카'와 서독의 '스콜피온스' 같은 록밴드의 음반을 들으면서 해방의 꿈을 꾸곤 했습니다. 그 당시 록음악을 즐기던 젊은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 독재 체제를 무너뜨린 1989년 12월 유혈혁명에 참여했습니다. 그 이후 해방된 루마니아에서도 지난 26년동안 '메탈리카'와 '스콜피온스'까지 포함해 많은 유명한 록밴드의 공연을 공연장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의 지도자 신격화와 선전은 배제하고 동유럽 록밴드가 평양에서의 공연은 흥미로운 발전 입니다. 이번 '라이바크' 공연이 북한 젊은이들의 록음악에 대한 취향을 키우게 되고, 또한 이번 행사에 이어 다른 외국 록밴드들이 북한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북한 사회. 정치.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