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농구, 승마, 잔디 조경, 놀이 기구와 스키장을 좋아합니다. 북한의 젊은 지도자가 즐기는 비용이 많이 드는 이러한 취미들은 경제위기, 식량부족, 정치 탄압과 인권유린 때문에 너무나도 어렵게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스위스 유학시절 같은 반 친구들은 김 위원장이 '특히 농구를 좋아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이 북한 젊은 지도자의 초청으로 올 2월에 방문했고, 며칠 전 또다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김정은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자살 의도를 일삼는다는 소문이 따라다녔던 로드먼과 가까운 우정을 맺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지 한 달도 안 된 2012년 8일 김정은의 생일에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50분짜리 기록영화를 방영했습니다. 그 영상물의 제목은 '백두의 선군 혁명 위업을 계승하시어'였습니다. 그 기록영화에는 김정은 우상화에 필요한 장면들이 많았으며 김정은이 말을 타는 모습과 탱크에 올라타 사격 훈련을 하는 모습도 주민들에게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의하면, 지난 5월초에 김정은은 "부침땅(농경지)을 제외한 모든 땅에 나무를 심거나 풀판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조경술을 그렇게 좋아하기 때문에 평양 근처에는 몇 개월 만에 국가과학원 생물공학분원 잔디연구소까지 설립됐습니다. 북한의 지도자는 얼마 전 잔디연구소를 방문하면서 '잔디는 땅 겉면을 주단처럼 아름답게 덮어주고 생활환경을 문화•위생적으로 꾸리고 국토를 보호하는 데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동•서•중부 지구에도 잔디연구소 분원을 내오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김정은 놀이 기구도 많이 좋아합니다. 북한의 지도자는 2012년 여름 아내인 리설주와 함께 릉라인민유원지 준공식에 참가했습니다. 그때 김정은 고모인 김경희와 다른 고위 간부들, 외국 외교관들과 함께 놀이 기구를 타는 모습이 세계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평양을 방문할 때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릉라인민유원지 놀이기구를 필수로 구경하고 즐기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현재 강원도 원산 근처 마식령에 많은 돈을 들여 스키장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이 대규모 스키장 공사장을 최근 두 번이나 방문했지만, 마식령 스키장의 완공은 현실적으로 봐서 어렵습니다. 이 스키장을 건설할 비용이 너무나 많이 드는 것뿐만 아니라, 스위스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의해 북한 고위 간부들을 위한 명품 스키 리프트를 공급하기로 한 자국 업체의 수출을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며 냉전시대에 북한과 상황이 가장 비슷했던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좋아하던 골프나 김정은이 즐기는 취미처럼 일반 국민이 꿈도 꾸기 어려운 취미가 있었습니다. 그는 사냥을 좋아했습니다.
그 당시 루마니아 공산당 간부들과 언론은 차우셰스쿠를 '세계 최우수 사냥꾼'으로 표현하곤 했습니다. 차우셰스쿠는 사냥하러 갈 때마다 하루에 곰 10마리씩 잡곤 했습니다. 신문에 차우셰스쿠가 죽인 곰, 사슴이나 야생 돼지의 시체들의 사진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여유 있는 국가에서 일반 주민들이 농구, 승마, 잔디 조경, 놀이 기구와 스키장을 즐길 수 있습니다만 북한이 지금 필요한 것은 김씨 일가와 고위간부들만 즐길 수 있는 스키장과 승마가 아니라, 장마철마다 홍수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적절한 하부 구조, 적절한 시설과 조림, 또는 주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해 줄 수 있는 농장이 필요합니다. 주민들이 굶주림에 시달리며 땅이 좁은 북한에서 잔디 조경보다 개혁과 개방을 통해서 농업을 소생시키는 것이 우선입니다.
북한의 선전은 김정은의 개인숭배를 만들어가며 승마와 사격에 재능이 있는 것으로 찬양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우수 인물이라고 더욱 더 칭송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값비싼 취미에 흠뻑 빠져있는 20대후반의 지도자 김정은 정권하에서 북한의 경제를 개선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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