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1일 저의 인생에 있어 아주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유명한 탈북자 신동혁씨와 함께 저의 루마니아 즉 로므니아 고등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 앞에, 또는 고향 시민들 앞에서 북한의 인권 실태와 북한 정치범관리소에 관한 발표를 했습니다. 신동혁 씨는 평안남도 개천에 위치한 14호 정치범 관리소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24년을 보낸 후 2005년 1월 2일에 탈출했습니다. 2012년 봄 미국 기자 블레인 하든은 정치범관리소에서 태어나 탈출한 신동혁 씨의 인생을 묘사한 '14호 관리소 탈출'이라는 책을 펴 냈습니다.' 이 책은 루마니아어를 포함한 30개국어로 번역되면서 온 세계 여론과 언론에 북한의 사악한 정치범관리소의 현실을 폭로했습니다.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는 루마니아 수도로부터 약 110km나 떨어진 'Buzau'라는 도시에 위치합니다. 1867년에 설립된 저의 'Bogdan Petriceicu Hasdeu' 고등학교는 루마니아의 수도에 위치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명문고등학교로 계속 인정을 받으며 많은 졸업생들이 유명 인사가 되어있습니다. 예를 들면, 1912년에 태어나 2008년에 세상을 떠난 미생물학자인 George Emil Palade 박사는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루마니아의 유일한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공산주의 시대 루마니아군 참모장이던 Stefan Gusa 장갑부대 장군도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여 사악한 공산주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약 1년반 전 저의 고등학교 후배들은 사회학 선생님에 의해 '14호 관리소 탈출'이라는 책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1945년부터 1989년까지 루마니아도 북한처럼 공산주의 독재 국가였습니다. 루마니아에도 1960년대 초반까지 정치범 관리소와 교도소가 있었습니다. 또한 1971년 평양에서 처음 만날 때부터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와 북한의 김일성은 우정을 맺었습니다. 차우셰스쿠는 김일성에 의해 북한식 개인 숭배, 주체사상, 인권유린과 정치탄압을 배워 루마니아를 북한과 비슷한 다른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보다도 훨씬 더 사악한 독재국가로 만들었습니다. 차우셰스쿠 정권은 25년 전 주민들의 유혈 반독재 혁명에 의해 무너졌습니다. 저의 고등학교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된 루마니아에서 처음으로 '공산주의 독재에 의한 범죄의 역사'라는 고등학교 과정을 개설했습니다. 그래서 그 학교 학생들은 북한 정치범 관리소와 신동혁 씨의 이야기에 대해 많은 관심이 생기고, '14호 관리소'란 책을 320권이나 주문하여 많은 학생들이 그 책을 읽었습니다.
학생들은 신동혁 씨를 너무나 만나고 싶어 했지만, 신동혁 씨는 주로 유명한 대학교나 연구소, 국제기구나 정부기관에서 발표를 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특히 동유럽 지방 도시에 있는 고등학교를 방문하기가 그리 쉽진 않습니다. 하지만 저의 후배들이 부탁을 하여, 저와 신동혁 씨, 그리고 북한을 방문하여 책을 펴낸 유명한 루마니아 특파원이자 같은 고등학교 졸업생인 Adelin Petrisor과 함께 고향에서 연설을 하게 되었습니다. 루마니아 대기업인 석유 회사 OMV Petrom 협찬한 고등학교 행사 참가자수는 약 200명이었습니다. 루마니아 Buzau 지방 의회 강당에서 열린 행사 참가자수는 약 450명이나 되었습니다. 신동혁 씨는 정이 많은 루마니아 사람들의 따뜻한 환대, 또는 아름다운 루마니아 경치와 맛있는 음식, 특히 Buzau 지방의 전통음식을 많이 즐겼습니다. 시장, 부시장과 지방 의회 의장도 만났습니다.
참가자들 중에는 주로 젊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질문과 답변을 할 때 참가자들이 북한의 인권 유린, 정치탄압, 정치범 관리소와 제2의 권력세습 이후 김정은 정권의 전망에 대해 좋은 질문들을 많이 했습니다. 14호 관리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 고문을 당하고 굶고 강제노동을 하면서 신동혁 씨는 진정한 효 사랑을 실천할 순 없었습니다. 그곳에서 어머니과 형의 공개 처형을 강제 목격한 신동혁 씨는 젊은 루마니아 사람들에게 이러한 감동적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이세상에서 부모에 대한 사랑을 나타낼 기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러분 부모님을 많이 사랑하시고 존경하시고 따뜻하게 모시길 바랍니다."
루마니아 사람들은 냉전 시대에 상황이 많이 비슷하던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셰스쿠와 김일성 국가주석의 우정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습니다. 유혈 반독재 혁명을 통해 자유를 되찾은 루마니아 사람들에게 신동혁 씨는 이러한 조언을 했습니다: '자유는 수십, 수백 년에 걸쳐 어렵게 달성할 수밖에 없지만 눈을 감고 그 자유를 잘 지키지 않으면 루마니아와 같은 민주주의 국가들도 1년 혹은 6개월만에 자유를 잃을 수 있습니다. 루마니아 젊은 세대들의 임무는 바로 어렵게 달성한 그 자유를 끝까지 지키는 것입니다.' 신동혁 씨는 자유는 인간의 유전자에 찍힌 것이라 표현했습니다. 독재 하에 사는 것처럼 불리한 환경 속에서 자유라는 인간 유전자의 핵심 구성 요소는 억압될 수 있지만 없어질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저의 고향 행사가 모두 끝나고 신동혁 씨와 한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14호 관리소는 지구상의 지옥입니다. 하지만 많은 무고한 수감자들의 희생되는 개천 주변은 자연이 아름답고 하늘이 높으며 물도 아주 깨끗합니다. 이젠 자유를 되찾은 저의 루마니아 고향을 같이 방문했으니 북한도 자유의 길을 찾으면 신동혁 씨가 태어나서 자라던 개천을 같이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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