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칼럼] 남북한의 이산가족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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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이산가족이라 하면 한반도에 사는 이산가족을 생각하지만, 사실 160만명의 한국계 미국인이 사는 미국에도 한국계 이산가족이 있습니다. 다음달 초에 한국계 미국인 이산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즉 기록영화가 미국 의회에서 상영될 예정입니다. 얼마 전 미국에 있는 한인 비 정부 기관들은 미국에 사는 이산가족이 북한에 사는 가족과 상봉할 수 있도록 미국 상원을 방문하여 의회의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 인권특사도 지난5월 북한을 방문하여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북한에 식량 지원과 관련된 논의를 할 때 이산가족상봉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한국이나 미국에 살거나 북한에 사는 헤어진 가족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인도주의적 문제입니다. 가족과 헤어진 지 60여년이 넘는 이산가족은 대부분 노인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이산가족 상봉은 마지막 소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려면 미국과 한국에 사는 이산가족 상봉을 동시에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더 이상 노력하지 않고 미국에 사는 이산가족 과의 상봉만을 추진한다면 동맹국인 미국과 한국을 이간시키려는 북한의 의도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는 남북한 가족상봉이라 하면 '정례화'도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실 남북한 이산가족이 존재한다는 것은 북한 인권유린에 의한 문제입니다. 북한 사람들이 해외여행까지 포함한 이동의 자유를 가진다면 이산가족이 존재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산가족 상봉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이동의 자유를 포함한 북한의 모든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북한당국은 남북한의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했습니다. 그 당시도 지금처럼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이웃나라를 위협하고 있었고 2010년 3월26일 한국의 '천안함'을 침몰시킨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많이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북한이 이산 가족 상봉을 제의할 때만 해도 긍정적 발전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역시 중요한 것은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입니다. 그래서 한국 정부도 이러한 상봉의 '정례화' 를 북측에 제의하기로 한 것입니다. 70세이상 고령의 이산 가족들이 6만6천여명이나 되기 때문에 지난 60년넘게 만나지 못한 가족과의 상봉이 시급하고, 그것이 그저 한번의 만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한국과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국제협력을 통한 발전을 위해 우선 과거의 잘못을 충실하게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까지도 한국전쟁이나 1987년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 1968년과 1983년 한국 대통령 암살 시도, 2010년 3월 26일 한국의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어떠한 사과도 책임도 없을 뿐 더러 납북, 납치, 미귀환 국군포로를 한국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2010년9월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민족의 화해로 향하는 긍정적 방법을 찾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이산가족상봉이 이뤄 진지 2달쯤 지난 후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한국의 땅인 연평도 포격으로 한국 군인 2명과 민간인 2명 이 희생됐고 군인과 민간인 18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러한 분별없는 도발은 세계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입니다. 북한 정권에 의한 북한주민들의 고통과 세계평화에 대한 위협은 경제번영과 평화를 찾으려는 21세기 국제사회 이념에 일치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남북한의 민족 화해와 통일의 길은 북한 정부가 남북전쟁까지 포함한 과거에 대해 책임을 지고, 핵으로 인한 위협을 포기하며 북한 사람들의 인권유린을 멈추고, 정치, 사회, 경제 개혁의 길을 택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정권을 선전하는 거짓된 길이 아닌, 이러한 충실한 태도는 북한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직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결국 북한 사람들이 한국, 미국과 다른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처럼 해외여행의 자유까지 포함한 기본적 인권을 가진다면 국경을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을 것이며 이산가족 상봉이 문제사안이 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