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칼럼] 영화 '차우셰스쿠의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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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9일 루마니아 감독 ‘안드레이 우지커’(Andrei Ujica)의 다큐멘터리 즉 기록영화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회고록’이 루마니아에서 개봉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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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다큐멘터리는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관점에서 보는 공산주의 독재 시대를 묘사하는 것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해설이나 설명없이 공산주의 시대에 찍은 촬영분만 잘라 붙여 독재자를 숭배하는 구호를 외치는 수십만 군중 앞에서 했던 차우셰스쿠의 연설, 차우셰스쿠를 위한 행진과 시위, 북한을 포함한 차우셰스쿠의 해외방문과 정상회담, 차우셰스쿠 개인촬영물에 기록된 차우셰스쿠와 아내인 엘레나의 배구하는 모습, 또는 수영하는 모습, 두아들 딸과 만나는 모습 등을 관람객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설 없이 옛날 촬영물만 사용하여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는 것은 다큐멘터리 영화 역사상 처음입니다. 주관적인 해설 없이 화면만 보이기 때문에 공산주의 독재시대의 모습들을 독재자 입장에서 촬영한 그대로 보여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루마니아 감독 안드레이 우지커(Andrei Ujica)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새로운 다큐멘터리 형식을 도입할지도 모릅니다.

‘차우셰스쿠의 회고록’이라는 루마니아 다큐멘터리 영화는 내년 5월 유명한 프랑스 칸영화제에 심사를 받을 예정입니다. 칸영화제 웹사이트와 루마니아에서의 개봉을 선전하는 예고편을 보면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와 북한의 김일성 전 국가주석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차우셰스쿠는 1971년 북한을 방문하면서 북한식 ‘주체’와 개인숭배에 반한 나머지 루마니아에도 그러한 개인숭배를 조장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루마니아 사람들에게 차우셰스쿠와 김일성 두 독재자의 우정은 공산주의 독재와 개인숭배의 근본적인 상징이 됩니다. 루마니아 독재시대에 외교관을 하던 전문가들에 따르면 차우셰스쿠가 북한식 ‘주체’와 개인숭배에 첫눈에 반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차우셰스쿠는 구호를 외치고 ‘만세’라고 외치는 수십만 명 앞에서 연설 하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했던 것입니다. 차우셰스쿠는 아프리카, 남미, 카리브해나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에도 방문하곤 했지만, 수십만 명을 모아 차우세스쿠만을 위해 완벽한 행사를 해주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당시 차우셰스쿠 주변에 있던 외교관이나 통역자에 따르면 그러한 북한의 행사는 한치의 실수도 없이 아주 완벽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안드레이 우지커(Andrei Ujica) 감독도 차우셰스쿠와 김일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선전예고편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그 예고편을 보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두 독재자의 우정의 깊이와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차우셰스쿠의 북한방문 때 찍었는데 차우셰스쿠와 김일성이 나란히 앉아 북한 음악단이 연주를 하고 북한 여가수가 루마니아 노래를 유창한 루마니아어로 부르고 있습니다. 먼 아시아 나라 인민배우 최삼숙씨가 유창한 루마니아말로 ‘로므니아, 로므니아, 너를 사랑한다’라는 가사를 들으면서 김일성옆에 앉아 있는 차우셰스쿠는 너무나 행복한 모습입니다. 또한 자신의 루마니아 친구를 환영해주는 완벽한 행사에 김일성 전국가주석의 모습은 아주 만족해보입니다. 공연이 끝나고 차우셰스쿠는 행복한 표정으로 ‘너무 아름다웠습니다’라고 말을 합니다. 이 다큐멘터리 예고편을 보면서 루마니아의 독재자 개인숭배가 북한식 개인숭배의 영향을 받은 이유 또한 두 독재자의 개인적인 관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도 짐작할수 있습니다.

동유럽을 반세기 가까이 지배하던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지 2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공산주의 체제에 의한 인권유린과 정치탄압을 묘사한 영화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루마니아 감독 안드레이 우지커(Andrei Ujica)의 다큐멘터리는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공산주의 시대에 의한 영화 중 독일 영화 ‘레닌과의 이별,’ 또 루마니아 영화 ‘4달, 3주 그리고 2일’이 있습니다. 또 최근 유명한 루마니아 영화 감독 그리스티안 문쥬는 ‘황금시대 이야기’라는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2007년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Palme d’Or)을 받은 영화는 크리스티안 문쥬 루마니아 감독의 ‘4달, 3주 그리고 2일’입니다. 이 영화는 1989년말까지 루마니아 공산주의 독재자이던 차우체스쿠 정권 때의 불법 낙태 시술의 문제점과 비극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문쥬 감독이 제작한 ‘황금시대 이야기’라는 영화는 공산주의 독재 시대를 묘사하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북한식 독재자 개인숭배와 ‘주체’와 같은 사상을 루마니아에 조장하려던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셰스쿠는 1965년부터 1989년까지 24년동안 루마니아 사람들을 굶기고 탄압하며 자신의 개인숭배를 위한 커다란 건물, 대광장과 웅장한 도로를 만들었습니다. 아들인 ‘니쿠’에게 권력을 넘기려는 준비를 하던 중 차우셰스쿠는 1989년 12월 유혈반공산주의 혁명에 의해 아내인 엘레나와 함께 군사재판을 받아 사형을 당했습니다.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후 루마니아는 다른 동유럽나라와 함께 개혁과 개방의 길을 선택하여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어 유럽연합과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