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한국 서울에서 개최된 학술 토론회에서 켐핀스키그룹의 최고경영자 레토 위트워는 켐핀스키그룹이 북한 류경호텔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며 2013년 류경켐핀스키호텔의 일부를 개장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위트워씨는 켐핀스키그룹이 류경호텔을 운영하며 상점, 사무실, 연회장, 식당, 150개 객실을 먼저 개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도이췰란드 뮌헨과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었으며, 1897년 뮌헨에 설립된 켐핀스키는 유럽의 가장 오래된 모범호텔입니다. 현재 켐핀스키그룹은 32개국에 74개의 별 다섯 개짜리 호텔을 운영하며 대주주는 타이 왕의 재산을 경영하는 회사 'Crown Property Bureau'입니다.
류경호텔은 지난 25년동안 북한 김씨 일가의 과대망상을 상징하는 저주 받은 건물이었습니다. 2011년 대북소식통은 북한이 2012년 4월15일 김일성 주석 출생 100주년에 맞춰 평양에 건설 중인 류경 호텔의 영업을 지하부터 지상 25층까지 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류경 호텔 개장이 이제 2013년까지 또다시 연기되었습니다. 북한 당국이 켐핀스키그룹과 협력하면서 류경 호텔을 김정은 정권을 찬양하는 건물로 선전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현재 류경 호텔의 내부공사는 아직까지 진행 중이지만, 외부 유리부착 공사를 마무리시킨 상태입니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국제 언론은 1987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못한 평양의 류경 호텔에 관하여 여러 번 보도했습니다. 류경 호텔은 북한이 1987년 김일성 주석의 80회 생일인 1992년4월 15일에 완공을 목표로 프랑스 기업이 착공했습니다. 그러나 1992년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2008년 이집트 오라스콤사의 투자로 다시 재개됐습니다.
류경 호텔과 같은 쓸모 없는 커다란 건물들은 냉전시대에 많은 공산주의 독재 국가들의 상징이었습니다. 공산주의 정권은 과거,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화려한 고층 건물과 경쟁하기 위해 비슷한 건물을 지으려 했는데,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고층 건물은 대부분 상업적 이유로 생겨난 것이지만, 공산주의 국가의 경우 그러한 건물은 실용성이 없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하여 객실 수가 3천 개가 넘는 모스크바의 '로씨야 호텔' 또는 로므니아 수도인 부꾸레슈띠에 위치한 '국민관'과 같은 커다란 건물이 생겨났고 평양에 위치한 류경 호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북한 당국은 한국 건설업체가 지은 싱가포르에 위치한 고층 건물 '스탬퍼드 호텔'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짓기 위해 1987년부터 류경 호텔을 지으려 했습니다. 공산주의체제가 무너진 후 '로씨야 호텔'은 철거된 반면, 로므니아의 '국민관'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변한 로므니아의 국회의사당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류경호텔은 켐핌스키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로므니아 '국민관'과 같이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 실용성을 살리게 될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 시대에 지은 커다란 건물을 살리기가 그리 쉽진 않습니다. 2008년 미국이 주도하는 북미와 유럽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정상회담이 로므니아 '국민관'에서 열렸습니다.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지만, 행사를 관리한 업체들이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건물은 국제기준의 회의를 유치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공산주의 독재자 차우셰스쿠 우상숭배를 위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화장실과 승강기 수가 너무 적고, 화물을 운반하기 위한 경사보다 계단이 많고, 다른 적절한 시설들이 공사할 때 만들어 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중에 설치하기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105층 높이에 객실이 3천 개가 넘는, 피라미드 형태의 초대형 류경 호텔이 시공 26년만에 개장되더라도 잘못된 디자인과 건축 공법 때문에 켐핀스키그룹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켐핀스키그룹이 북한에 진출해서 북한의 경제개발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사실 켐핀스키그룹이 챠드, 나미비아, 세이쉘과 지부티와 같이 경제상황이 안 좋고 빈부격차가 극심한 개발도상국에서 돈이 많은 외국인들과 현지 간부들을 위해 호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값이 너무 비싸 이런 방식으로는 북한에서 생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북한 당국이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여 외국인 투자를 위한 적절한 환경을 마련해 준다면 외국인 기업가들이 류경켐핀스키에 머물며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