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칼럼] 북한의 관광 산업의 미래

0:00 / 0:00

지난 추석에 남북한 이산가족상봉을 계기로 한국 대기업 현대아산의 직접 투자로 만들어진 금강산 관광 지대가 잠시 개방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 소식통과 언론에 따르면 지난 14일에 북한 당국이 금강산 관광지역 내 한국의 현대아산 소유인 시설에 대해 또다시 동결ㆍ몰수 조치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또한 북한 당국은 이산가족면회소까지 '몰수'딱지를 붙이고 자물쇠를 채울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국 기업인 아산의 투자로 설립되고 운영되던 금강산관광산업은 2008년 한국 여자 관광객 피살사건이 발생하자 중단되었습니다. 북한은 그 사건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고 한국까지 포함한 이웃나라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북한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에 의한 한국 천안함의 침몰과 46명 한국 군인의 사망과 같은 북한 도발로 인해 한반도와 동남아시아의 안보는 긴장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남북한 이산가족상봉이 오랫만에 이뤄졌다는 것은 이러한 긴장을 어느 정도 풀 수 있는 긍정적인 발전입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러한 상봉의 '정례화'를 북측에 제의했습니다. 왜냐햐면 70세이상 고령의 이산 가족들은 6만6천여명이나 되기 때문에 지난 60년 넘게 만나지 못한 가족과의 상봉이 시급하고, 그것이 그저 한번의 만남으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현대아산의 재산을 또 몰수하고 이산가족면회소까지 자물쇠를 채우는 것을 보면, 이산가족상봉의 '정례화'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9월말 북한 당국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한 적십자 실무 접촉에서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강산 관광과 다른 남북한 교류의 재개가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도 있지만, 북한 당국이 과거와 현재처럼 북한내 한국인들의 안전과 개인과 기업의 재산을 확실하게 보장해주지 않으면 금강산 관광의 재개가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고 봅니다.

사실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여 외국인직접 투자를 유치해 서비스 분야와 도로, 철도와 다른 기본 시설을 개선하면 북한의 관광산업의 미래는 밝을 수 있습니다. 몇년 전 캐나다의 'National Post'라는 신문에서 'Six Days in Beautiful North Korea (한국말로 '아름다운 북한에서의 6일')이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기사의 주요 내용은 몇해 전까지만 해도 방문하기조차 어려웠던 곳에 21세기 들어 비로소 관광객이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수천명의 관광객이 탑승한 유람선이 남극대륙까지 가고, 전쟁과 대학살이 심했던 캄보디아에 최고급 호텔이 생겼고, 몽골의 넓은 사막을 건너가는 'Millennium Highway' (한국말로 천년의 고속도로')가 공사중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약6년전부터 'Royal Scenic Holidays'라는 캐나다 여행사는 5박 6일 북한 여행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그 여행에는 3박4일의 금강산 관광과 2박2일의 해금강관광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지만, 21세기 들어 외국인 방문객들을 환영하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사실 안타깝게도 북한은 지난 몇년동안 핵과 미사일 개발로 국제법을 위반하고 이웃나라를 협박하면서 북한 관광 산업의 미래는 침체위기에 놓였습니다. 냉전시대에 동유럽을 관광하러 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가족과 함께 흑해 바닷가나 산으로 놀러 갈 때 외국인 관광객을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들은 주로 공산주의 국가였던 소련이나 동독, 북한에서 '마쟈르'라 불리는 헝가리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온 관광객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냉전시대에 북한과 상황이 가장 비슷하던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의 공산주의 독재와 독재자 숭배가 가장 심할 때도 서독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이스라엘이나 미국,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온 관광객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 당시 루마니아 사람들은 외국 관광객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말이 안통해서 대화가 불가능할 수도 있었겠지만, 비밀 경찰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감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외국어를 할 수 있는 루마니아 사람이 외국인과 이야기하려고 했다면 문제가 생겼을 것입니다. 1990년이후 옛날 비밀 경찰의 방법과 많은 비밀 서류는 루마니아 언론에서 공개돼, 공산주의 시대에 외국인 관광객과 관련된 일화에 대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 시대에 외국인을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은 불법이었습니다. 일때문에 외국인을 만난 신문 기자, 학자, 관광 안내인이나 다른 전문가들은 당장 비밀 경찰에 보고를 해야 했습니다. 왜 만났는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관광객뿐만 아니라, 공산주의 독재 시대에 루마니아를 방문한 사람들중에 루마니아의 인권 상황을 연구하러 온 기자들도 있었습니다. 비밀 경찰은 차우체스쿠의 개인 숭배와 인권 유린을 비판한 외국 학자들이나 기자들이 루마니아 입국 허가를 다시 못받게 하곤 했습니다. 1980년대 외국 기자들이 루마니아를 방문할 때 그들이 만날 수 있는 루마니아 사람들은, 예를들어 운전 기사나 통역자들은 비밀 경찰의 요원들이었습니다. 가끔 외국 기자나 관광객들이 루마니아의 시골을 방문하면서 루마니아 농부들을 우연히 만나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실 그 만남은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그 농부들도 미리 만들어진 각본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비밀 경찰 요원들이었고, 루마니아의 현실을 왜곡해 외국 언론을 속이려고 명령과 대본대로 이야기를 나누곤 했던 것이었습니다. 즉, 그들은 루마니아의 농부들이 인권 유린과 식량 부족때문에 어렵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왜곡해 루마니아의 농부들은 아무런 어려움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북한의 아름다운 금강산이나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을 받은 고구려 유적은 외국 관광객에게 언제든지 볼만한 관광지가 될 수 있습니다. 외국 관광객들은 북한의 아름다운 풍경과 고전 문화 유산을 구경하면서 북한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북한의 관광 산업은 전망이 있지만, 관광이라는 것이 일방통행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 사람들도 자유롭게 온 세계를 다니게 된다면 북한의 풍경과 한민족의 문화 자산을 바탕으로 관광 산업의 미래는 밝을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