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1월 넷째 목요일은 한국의 추석과 같은 'Thanksgiving'이라는 명절입니다. 올해 'Thanksgiving'은 11월 22일입니다. 이 날이 생기게 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약 400년 전 영국에서 개신교 신자 백 명이 종교 박해를 피해 북대서양을 건너 '약속의 땅'을 찾으러 나섰습니다. 도착한 곳은 미국의 동부였습니다. 역사는 이들을 청교도라 부릅니다. 종교의 자유를 찾으러 유럽을 떠난 청교도 인들은 한동안 아주 힘들게 살았습니다. 특히 겨울철엔 너무 춥고 먹을 것이 없어 나무 껍질을 먹곤 했습니다. 몇 개월 만에 신대륙 미국에 처음 도착한 이들 가운데 절반이 죽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며 열심히 피땀 흘려 일했습니다. 농사를 짓고 낚시와 사냥도 부지런히 했습니다. 그 덕분에 창고는 밀, 옥수수, 보리와 완두콩은 물론 대구와 청어, 사슴 고기 등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들은 이 모든 공을 하느님께 돌리고 감사의 표시로1621년부터 감사의 날을 정해 명절로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에게 미국은 '약속의 땅' 그 자체였습니다.
그때부터 약 150년 후 미국의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은 1789년 11월 26일을 'Thanksgiving Day'로 선언했습니다. 그 선언은 1777년 10월 영국 지배에서 벗어나는 독립전쟁을 할 때 결정적인 계기가 된 '사라토가' 전투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은 그 당시 남부의 노예 제도를 없애기 위한 남북전쟁이 끝날 날을 앞두고 화해와 남북 사람 간의 조화를 되찾기 위해 11월 마지막 목요일을 'Thanksgiving Day'로 선언했습니다. '감사의 날'인 'Thanksgiving'을 지내는 방법으로 고향을 찾은 가족이 모여 북아메리카에서 유래한 미국의 전통적인 음식, 즉 칠면조 구이나 삶은 옥수수, 옥수수 빵, 고구마, 단풍 시럽을 먹습니다.
지난 몇 백 년 동안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나 남미에서 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그 중에는 먹을 것을 찾아 조국을 떠난 사람도 있었고, 청교도처럼 자유가 그리워 떠나는 사람도 있었지만, 미국 이민을 결정한 대다수의 사람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습니다.
지난 11월6일44대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재선되었습니다. 4년전 미국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재선되었다는 것은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21세기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에서 중요한 문제는 후보의 피부색이 아닌, 경제 문제, 의료보장, 교육, 세금과 같은 국내문제, 그리고 전세계에서 테러의 위협을 맞서고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미국의 역할과 같은 국제적 문제가 그것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피부색이나 종교와 상관 없이 모든 이가 공평한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미국의 민주주의와 자유의 뿌리가 깊다는 사실을 단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년전 다른 서구 민주주의 국가보다 백인이 아닌 흑인이 미국에서 먼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것도 우연의 일치가 아닌 듯 합니다.
미국의 'Thanksgiving'은 17세기 어려움과 굶주림을 극복한 조상, 18세기 탄압을 극복하여 독립을 이룬 병사들, 19세기 형제들끼리의 전쟁과 분단을 극복하여 화해의 길을 되찾은 미국 민족, 20세기 편견을 극복하여 평등을 이룬 사회와 21세기 민족의 다양성 이모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북한 사람들도 공산주의 독재 체제에 의한 굶주림과 탄압과 성분제도에 의한 차별을 극복하여 자유선거를 통해 이러한 성취를 기념할 날이 오면 미국의 'Thanksgiving'의 의미를 더욱더 깊이 이해할 것입니다. 그날이 오면 남북한 사람들에게도 분단을 극복한 민족 화해의 길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