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세계 여성의 날’과 북한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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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2017년은 세계 여성의 날이 106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세계 여성의 날은 미국에서 유래한 기념일입니다. 1908년 약 1만5천 명의 미국 여성 인권 운동가들이 여성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을 향상시키고 투표권을 얻기 위해 미국의 주요도시인 뉴욕에서 시위를 가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국과 서유럽에서 1910년부터 3월 8일이 여성의 날로 선포되었고, 1911년 3월19일에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첫 번째 행사가 독일에서 열렸습니다. 그 이후 제2차 대전 때까지 이날의 중요성은 점점 작아졌습니다. 제2차 대전 이후, 여권 신장론과 여성 인권 운동이 활발하던 1960년대에 들어서 3월8일의 의미와 중요성이 다시 회복되었습니다. 그래서 유엔은 3월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선언했습니다.

냉전시대에 공산권 나라들은 3월 8일을 중요한 날로 기념했습니다. 구 소련에서 3월8일은 1965년부터 공휴일이 되었습니다.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 벌가리아 (불가리아)와 알바니아와 같은 동남유럽 나라에서 3월 8일은 어머니 날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 독재 국가에서 여성의 날의 의미는 왜곡되었습니다. 특히 북한과 상황이 가장 비슷하던 루마니아의 경우는 왜곡이 심했습니다. 3월 8일에 여성 인권 개선과 관련된 내용은 점점 없어지고 루마니아 독재자의 아내인 엘레나 차우셰스쿠의 개인 숭배를 위한 날이 되어버렸습니다.

북한 정부는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에 관한 협약'을 2001년 2월27일에 비준했습니다. 그러나 2014년 2월 발행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에서 성별 및 성분에 따른 차별은 매우 심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고난의 행군 때 양권 제도가 무너지자 생존하기 위해 장마당, 농민시장과 암시장에 의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엔 조사위원회에 의하면 시장경제 및 화폐 유입으로 돈을 지불해야 기초 공공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되면서, 가난하고 불리한 성분의 상당수 주민, 특히 여성은 추가적인 차별을 겪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지위가 높은 여성, 취약계층에 있는 여성 모두를 차별한다는 점에서 지난 20몇년동안 북한 내 여성 차별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유엔 조사위원회에 의하면 북한 내 사회 전반에 가부장제 사상이 노골적으로 자리하고 있고 성폭력 또한 만연합니다. 하지만 피해 북한 여성들은 어떠한 보호나 지원 서비스, 법적 구제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식량권 및 이동의 자유에 대한 침해는 여성들을 인신매매 및 매춘으로 몰고 갔으며 표현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원천 봉쇄가 여성의 권리 주장 기회를 박탈했습니다.

조사위원회는 수집한 증언 및 자료 조사에 근거해, 북한 최고위층이 수립한 정책에 의해 반인도범죄가 저질러졌다고 판단했습니다. 살인, 노예화, 고문, 구금, 성폭행, 강제낙태, 기타 성폭력, 정치•종교•인종•성차별적 근거에 따른 박해, 강제 이전, 강제실종, 고의적으로 장기적 기아를 유발하는 비인도적 행위 등이 이에 속합니다. 특히 북한 여성들이 이러한 반인륜 반인도범죄에 의해 많은 고통을 겪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 여성의 인권 실태를 계속 지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인권보호단체 연합체 '북한자유연합'이 설립한 '북한여성실무그룹'이 올 3월 27일 뉴욕에서 북한 여성의 인권을 개선하려고 유엔의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이 토론회에서 북한자유연합과 함께 미국과 한국에서 인권보호단체를 운영하는 탈북 여성 두명과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북한인권위원회도 발표할 계획입니다. '북한여성실무그룹'이 추진할 행사는 제61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ommission on the Status of Women)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됩니다. 토론회의 주제는 탈북 여성들이 지난 20몇년동안 탈북길에서, 특히 중국에서 겪은 결핍과 인신매매입니다.

국제사회, 특히 인권보호단체들이 북한 여성 인권 개선을 위해 꾸준히 활동할 것이고, 유엔 기관들도 이 문제를 중요시 할 것입니다. 이젠 북한도 28년 전 공산주의 체제를 무너뜨린 동유럽 나라와 같이 여성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본래의 의미를 되찾아야 합니다. 북한은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를 만들고 성차별에 관련된 모든 법제와 관행을 뿌리뽑아야 합니다.

북한 정부는 가정 폭력, 당국자 및 국가 기관이 행하는 성폭력 등 여성에 대한 모든 종류의 폭력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또한 여성 인신매매에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이러한 차별의 구조적 원인에 대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