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북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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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1986년 4월26일 당시 구소련에 속하던 우크라이나에 있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대형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사고의 원인은 원자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안전기준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체르노빌 원전의 4대 원자로 중 4호기 원자로가 새벽 1시23분에 일어난 폭발과 화재에 큰 손상을 입었습니다. 체르노빌 사고로 구소련에 속하던 우크라이나, 벨로루시와 러시아, 동유럽, 북유럽과 영국까지 대기권에 방사능 먼지가 들어왔습니다. 체르노빌 원전에서 일하던 사람들과 '청산인'이라 불리던 소방관, 군인과 구급대원 약 30명이 희생되었습니다.

1986년부터 1990년까지 60만여 명이 원전 사고를 처리하는 일에 동원되었고, 그들 중 209명이 심한 방사선병에 걸렸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1986년 사고에 인한 방사선 피폭으로 지금까지 사망하거나 앞으로 사망할 사람들은 4천여 명이나 되며, 핵실험과 고래잡이를 반대하고 환경 보호를 주장하는 국제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90만여 명이나 됩니다. 체르노빌 주변에 있는 사람 없는 도시와 마을들은 30년 후인 지금도 핵전쟁에 인한 종말을 묘사하는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법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소련 공산주의 정부의 비밀주의 때문에 더욱 더 많은 사람이 사망했습니다. 소련 정부와 언론은 사흘이 지나서야 원자로 폭발사고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 사흘 동안 우크라이나, 벨로루시와 소련 주민들은 체르노빌 사고에 인하여 수많은 사망자와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빠른 입소문을 통해서만 알 수 있었습니다.

출판과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고 자유로운 언론이 없는 공산주의 국가에서 시민들이 소문을 통해서 진실을 알아내는 경우는 많습니다. 북한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예를들면, 북한정부는2004년 룡천 폭파사건이 일어난 지 이틀 후에야 성명을 전했습니다.

저의 조국인 루마니아에서도 우크라이나로부터 거리가 멀지 않아 1986년 4월 체르노빌 원자로 사고 때문에 방사능수치가 수 십 배로 올랐습니다. 냉전시대에 루마니아의 공산주의 정부는 핵전쟁에 대비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방사선병과 방사선에 인한 갑상선암을 예방하는 옥소 알약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루마니아 정부도 소련 정부가 사고에 대해 성명을 전한 후에야 그러한 예방책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때 많은 루마니아 시민들도 몇 십 년 후에나 나타나는 방사선에 노출되었을지 모릅니다.

저는 고등학생이었던 그때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옥소알을 먹고, 바깥을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잠깐 나가더라도 방사능이 있는 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모자가 있는 비옷만 입었던 기억이 납니다.

안전하게 사용하는 원자력은 석유나 석탄보다 자연과 환경에 유익합니다. 그러나 구소련처럼 진실을 감추려고 하는 독재 국가에서 원자력을 사용하는 것이 그 나라 주민뿐만 아니라,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인식해야 합니다.

표현의 자유와 투명성이 없는 나라에서 원자력을 사용하게 되면 안전기준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독재 국가에서 핵폭탄이 아닌 평화적인 목적을 위해 원자력을 발전시킨다 해도 체르노빌과 같은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습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있지만, 그 목표는 평화적인 원자력이 아닙니다. 김정은 정권 하에서2013년 2월, 2016년 1월, 각각 3차와 4차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위성 사진과 한반도 안보 문제 전문가들에 의하면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실시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이웃나라들은 발전하지만 북한의 경제 상황은 계속 열악합니다. 북한이 연초에 실시한 4차 핵실험 비용으로 주민이 2년동안 먹을 식량을 구입할 수 있다는 추정도 있습니다. 3대 권력 세습을 이룬 김씨 일가의 유일한 목적은 오직 권력을 유지하는 것뿐입니다. 체르노빌 사고를 교훈 삼아 인권과 안전 기준을 절대로 지키지 않는 독재 국가인 북한의 핵개발은 이웃나라들과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주민들을 굶길 뿐만 아니라, 대형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도 인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