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일은 유엔과 유엔기관인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언론 자유의 날입니다. 이날은 유엔 인권 선언 19조에 명시된 기본적 인권인 표현의 자유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세계화 시대인 지금, 세계 언론을 통해 먼 곳에서 일어난 사건을 금방 알아낼 수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표현의 자유까지 포함한 모든 인권을 수호하지 않는 국가들도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관인 '언론인보호위원회(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 CPJ)'가 지난 4월 21일 '세계 10대 언론검열국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세계 두 번째 언론검열국으로 지목되었습니다. 북한보다 언론 검열이 더 심한 나라는 아프리카 나라 에리뜨레아 (에리트레아)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나라를 고립시키며 바깥세계의 정보를 차단하고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북한헌법 53조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보고서에 의하면 김일성, 김정일 정권 하에 언론의 자유가 전혀 없었으며 김정은 정권 하에서도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12개 주요신문과 정기간행물, 그리고 방송의 대부분이 정치 지도부의 성명과 활동에 집중하는 관영 조선중앙통신에서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보고서는 "북한이 인터넷과 휴대전화 역시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며 "북한 주민 9.7%가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지만, 휴대전화를 통해 뉴스를 보는 것은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표현의 자유까지 포함해 인권을 심하게 탄압하고 언론을 엄격하게 통제한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언론감시 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Sans Frontieres, RSF)가 5년전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중앙텔리비전과 조선중앙통신 언론인이던 김경천씨와 차광호씨는 북한의 독재 체제와 독재자 개인 숭배를 비판한 혐의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2001년 요덕 정치범 수용소에서 사망했습니다. 사망 당시 카메라 기자였던 60세인 김경천씨와 기자였던 65세인 차광호씨의 유일한 죄목은 북한의 사악한 인권 유린, 특히 표현의 자유가 없다는 것을 비판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처럼 지난 60여년동안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희생된 사람들은 40만 명이 넘습니다.
냉전 시대에 북한과 많이 비슷하던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 공산주의 독재 하에서 자라며 인권 유린과 정치 탄압을 겪다가 해방된 나라에서 언론의 자유를 꽃 피우는 경험을 했습니다. 루마니아도 공산주의 독재시대에 언론의 자유는 없었습니다. 전기를 아껴 쓰기 위해 하나밖에 없는 TV중앙방송에서는 독재자와 그의 아내를 숭배하는 방송만 시청할 수 있었고, 신문이나 잡지에서도 주로 독재자를 숭배하는 기사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정치 탄압, 인권 유린과 비밀경찰의 엄한 감시 때문에, 루마니아 기자들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공산당 간부들이 시키는 대로만 글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신문에서 독재자를 숭배하는 기사들이 많았고, 그런 내용이 너무나 지루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스포츠에 관한 기사만 읽곤 했습니다. 물론 스포츠 분야에서도 루마니아 운동선수들이 우수한 결과를 얻었을 경우 '위대하신 지도자 덕분에' 성공했다고 말을 해야 했습니다.
루마니아 사람들이 공산주의 체제를 무너뜨린 후 루마니아의 언론도 많이 발전했습니다. 처음에 기자들은 글을 자유롭게 쓰면서 사람들에게 몇 십 년 동안 전달해주지 못한 공산주의 정부의 어두운 비밀들을 폭로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심층 조사 보도는 많이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기간 내 수천 개의 신문과 잡지들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되찾은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실감하기 시작했습니다.
루마니아의 독재자와 그의 아내가 역사의 뒤안길로 살아진 지 26년 후 루마니아의 언론은 더욱더 발전했습니다. 신문 기자들은 루마니아의 활발한 정치 무대에서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효과적인 시사 보도를 통해 부패와 범죄를 폭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역시 언론의 자유를 통해 이루어진 언론의 발전은 해방 후 루마니아와 다른 동유럽 나라의 사회, 정치, 경제 진보를 추진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튼튼하고 건강한 정치, 사회,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언론의 자유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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