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언론 자유 탄압하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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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 도중 북한 당국은 평양을 방문한 영국 BBC 방송 루퍼트 윙필드-헤이스 기자를 구금하고 추방했습니다. 북한 당국에 의한 이유는 '부적절한' 보도 때문입니다 . 그 영국 기자는 같은 BBC 방송 카메라 기자와 프로듀서와 함께 추방을 당하기 전 8시간 동안 심문을 당했습니다. 이 영국 기자들은 사실 당대회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려던 것이 아니라, 북한을 방문하는 노벨 수상자 대표단과 함께 방문했던 것이었습니다. 당대회를 열면서 북한 당국은 여러 나라 기자 100 여명 정도를 초청했습니다. 그러나 심각한 통제 때문에 그들이 취재와 보도를 하기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북한 당국이 영국 기자들을 '부적절한' 보도 때문에 추방했다고 했지만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포함한 모든 인권을 심하게 유린하는 북한에선 지도자를 숭배하는 당국의 선전 외 모든 표현을 '부적절하다'고 합니다.

기본적 인권인 표현의 자유는 유엔 인권 선언 19조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1991년 유엔에 가입한 북한도 유엔 인권 선언에 명시된 인권을 의무적으로 지켜야 합니다. 특히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관인 '언론인보호위원회(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 CPJ)'가 21일 '세계 10대 언론검열국 보고서'를 발간합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세계 두 번째 언론검열국으로 지목되었습니다. 북한보다 언론 검열이 더 심한 나라는 아프리카 나라 에리뜨레아 (에리트레아)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나라를 고립시키며 바깥세계의 정보를 차단하고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북한헌법 53조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보고서에 의하면 김일성, 김정일 정권 하에 언론의 자유가 전혀 없었으며 김정은 정권 하에서도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12개
주요신문과 정기간행물, 그리고 방송의 대부분이 정치 지도부의 성명과 활동에 집중하는 관영 조선중앙통신에서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보고서는 "북한이 인터넷과 휴대전화 역시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며 "북한 주민 9.7%가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지만, 휴대전화를 통해 뉴스를 보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표현의 자유를 포함해 인권을 심하게 탄압하고 언론을 엄격하게 통제한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언론감시 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Sans Frontiers, RSF)가 6년전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중앙텔리비전과 조선중앙통신 언론인이던 김경천씨와 차광호씨는 북한의 독재 체제와 독재자 개인 숭배를 비판한 혐의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2001년 요덕 정치범 수용소에서 사망했습니다. 사망 당시 카메라 기자였던 60세인 김경천씨와
기자였던 65세인 차광호씨의 유일한 죄목은 북한의 사악한 인권 유린, 특히 표현의 자유가 없다는 것을 비판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처럼 지난 60여년동안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희생된 사람들은 40만 명이 넘습니다.
냉전 시대에 북한과 많이 비슷하던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 공산주의 독재 하에서 자라며 인권 유린과 정치 탄압을 겪다가 해방된 나라에서 언론의 자유를 꽃 피우는 경험을 했습니다. 루마니아도 공산주의 독재시대에 언론의 자유는 없었습니다. 전기를 아껴 쓰기 위해 하나밖에 없는

TV 중앙방송에서는 독재자와 그의 아내를 숭배하는 방송만 시청할 수 있었고, 신문이나 잡지에서도 주로 독재자를 숭배하는 기사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정치 탄압, 인권 유린과 비밀경찰의 엄한 감시 때문에, 루마니아 기자들은 취재와 보도를 자유로이 할 순 없었으며, 공산당 간부들이 시키는 대로만 글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신문에서 독재자를 숭배하는 기사들이 많았고, 그런 내용이 너무나 지루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스포츠에 관한 기사만 읽곤 했습니다. 물론 스포츠 분야에서도 루마니아 운동선수들은 우수한 결과를 얻었을 경우 영광을 '위대하신 지도자 덕'으로 돌리는 말을 해야 했습니다.

루마니아는 공산주의 체제를 무너뜨린 후 언론도 많이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기자들은 글을 자유롭게 쓰면서 사람들에게 몇 십 년 동안 전달해주지 못한 공산주의 정부의 어두운 비밀들을 폭로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심층 보도가 많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짧은 기간 내 수천 개의 신문과 잡지들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되찾은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실감하기 시작했습니다.

루마니아의 독재자와 그의 아내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27년 후 루마니아의 언론은 더욱더
발전했습니다. 신문 기자들은 루마니아의 활발한 정치 무대에서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효과적인 시사 보도를 통해 부패와 범죄를 폭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역시 언론의 자유를 통해 이루어진 언론의
발전은 해방 후 루마니아와 다른 동유럽 나라의 사회, 정치, 경제 진보를 추진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튼튼하고 건강한 정치, 사회,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언론의 자유는 필요합니다. 북한은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모든 인권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경제.사회.정치적으로 발전하기가 불가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