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한의 외교 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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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습니다. 한국 외교부 장관 출신이며 2016년말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총장은 남북한 관계 개선과 화해를 위해 개성공단을 방문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아무 설명도 없이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갑작스럽게 철회했습니다. 북한이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 공단 방문 일정을 하루 전에 철회했다는 것은 외교적으로 큰 결례입니다.

최근 북한은 외교상의 의례를 극심하게 위반한 경우가 더 있었습니다. 지난 4월 넷째 주에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과 뉴욕에서 북한 정권에 의한 비인간적 반 인륜 범죄를 집중 조명한 '북한 자유 주간' 행사가 있었습니다. '북한 자유 주간' 행사를 계기로 사만타 파워 주유엔 미국대표부 대사가 한국 유엔 대표부와 함께 지난 4월 3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인권 상황에 관한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했습니다. 이 토론회에서 미국과 한국에 정착한 30여명의 탈북자들은 자의적 굶주림, 연좌제, 고문, 사형과 정치범수용소를 포함한 김씨 일가 정권에 의한 사악한 인권유린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그 때 북한 외교관들의 터무니 업는 외교 결례가 있었습니다. 탈북자들이 증언을 하는 도중 다른 북한 외교관들과 함께 행사에 참가한 북한 유엔 대표부 참사가 행사 발언권을 얻지 않은 채 성명서를 큰 목소리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유엔 행사 질서와 외교상의 의례를 극심하게 위반한 북한 대표부 참사가 결국 다른 북한 대표부 외교관과 함께 경찰에 끌려 행사장에서 강제 퇴장 당했으며 토론회는 계속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큰 외교 결례는 북한 정권의 신뢰성 부족을 지적합니다. 몇 년 전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남북한 화해를 위한 '신뢰 프로세스'를 제안했습니다. 즉, 남북한 화해와 통일로 향하는 길의 첫걸음인 신뢰를 찾는 것입니다.

그러마 무엇보다 최근 여러 차례 외교 결례를 범한 북한당국이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큰 과제입니다. 세계 외교 무대에서 못 지킬 약속으로 상대편을 속이면 신뢰를 잃게 됩니다. 북한은 1985년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 가입했으나 1993년 이 조약을 탈퇴했습니다. 그 이후 북한 정부는 1994년 미국과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지만, 그 합의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2007년 6자회담이 진행되어 북한은 핵 시설 폐쇄와 불능화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이 합의도 위반하여 결국 2009년 제2차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2012년2월 29일 북한은 미국과의 회담을 통해 우라늄 농축을 일시 중지하고 미사일 발사도 중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그 합의도 위반하여 2012년 4월13일, 12월12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로버트 킹 북한 인권 특사는 2013년 8월, 2014년 2월 당시 북한에 억류되어 있던 한국계 미국인 배준호 (케네스 배) 씨 석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외교적 의례를 위반하면서 두 번에 걸쳐 킹 특사의 방북 초청을 방문 하루 전에 갑작스럽게 취소했습니다.

북한은 외교 무대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을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는 나라로서도 신뢰성이 없습니다. 2008년 여름 한국관광객을 사살하고 한국기업인 현대아산의 재산을 몰수하는 북한을 보고 과연 한국이나 외국의 투자자들이 북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겠습니까? 또한 1976년 외채 상환을 거부한 북한은 외국인 기업의 관점에서 볼 때 국가가 부도난 것과 마찬가지며 투자위험도가 높은 환경입니다.

북한이 남북관계와 세계무대에 있어 신뢰성을 되찾으려면 우선 내부에서 자행되는 인권유린을 인정하고 북한주민들의 인권상황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또한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으려면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 교류나 경협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교류나 경협이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전 세계 국가들은 2014년 2월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에 의해 북한에서 비인간적인 반 인륜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국제기구와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해 계속 본격적으로 협력할 것입니다. 이젠 북한의 외교도 정치범관리소를 포함한 사악한 인권 침해를 부인하지 않고, 유엔과 국제사회와 협력 하여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내야 합니다. 그것이 신뢰를 얻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