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6월초 조선소년단 창립 69주년을 기념할 것입니다. 사실 6월 1일은 유엔아동기금(UNICEF) 이 정한 세계 어린이날입니다. 북한에서는 이날을 '국제아동절'이나 '6.1절'이라 부릅니다. 이날은 어린이의 보호와 권리를 깊이 생각하게 되며 전쟁, 경제위기, 식량부족과 정치탄압을 겪는 나라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날입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 하에서 아직까지도 식량기근으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어느 계층보다 어린이들의 영양실조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저도 이날이 되면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의 어린이들이 생각납니다. 1989년 이전 공산주의 국가이던 루마니아는 특히 1965년부터 1989년까지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독재 시대에 정치 탄압은 매우 심각했습니다. 독재자는 온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면서 자신과 아내인 엘레나의 개인숭배를 위한 커다란 건물과 대로, 대광장을 건설하는 데 국가재정을 쏟아 부어 루마니아 사람들을 굶겼습니다. 당시 공산주의 선전기관과 언론은 루마니아의 인권 유린과 식량 부족의 현실을 왜곡하여 독재자가 어린이들을 많이 사랑하고 그들의 미래를 위해 많은 생각을 한다고 했습니다.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뿐만 아니라, 제2차대전 때 독일의 히틀러, 이딸리아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구소련의 스탈린, 중국의 모택동, 꾸바 (쿠바)의 카스트로의 초상화에는 독재자가 미소 짓는 어린이들을 안고, 그들과 손잡고, 그들에게서 꽃다발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980년대 루마니아에서도 6월 1일마다 아이들이 독주회, 음악회와 연주회에 출연했는데, 이는 아이들보다는 독재자를 위한 기념 행사였습니다.
차우셰스쿠 시대에 루마니아 어린이들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특히 1980년대 국민은 식량부족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살았지만, 어린이들이 경제위기의 악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의 영양상태는 가장 나빴습니다. 더구나 공산주의 독재자는 1980년대 2,300만 명 루마니아의 인구를 2000년도까지 3,000만 명으로 증가시키기 위해 피임과 낙태를 불법화하면서 루마니아 여성들이 아이를 4명 이상 낳아야 된다고 법령으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독재자는 출생률에 대해서만 신경을 썼지 아이들을 키울 환경을 배려하지 않았습니다. 독재자가 어린이들을 좋아해서 출생률을 증가시키려 했다기보다는 자신의 개인숭배를 위한 노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루마니아의 인구를 늘리려 했습니다.
1989년 12월 국민의 유혈 반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 독재자와 그의 아내는 군사 재판을 받아 사형을 당했습니다. 세 명의 사격수는 모두 자원한 젊은 군인들이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를 무너뜨리기 위해 혁명을 일으킨 수백만 루마니아 젊은이는 독재자와 그의 아내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는 사격수에 모두 참여하고 싶어 하듯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독재자와 그의 아내의 사형 현장은 비디오 테이프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젊은 군인이 독재자의 부인의 손을 묶을 때 그녀는 젊은 군인들을 보고 "우리는 자네들을 친자식처럼 돌봤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독재자와 그 아내의 사형을 생각하면 굴욕과 가난의 고통을 느끼던 아이들이 자라서 결국 독재자의 사격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독재자는 루마니아 사람들의 인권을 탄압하고 국민들을 굶기면서 루마니아의 어린이들이 밝은 미래의 희망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은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 어린이들이 자라서 밝은 미래를 선택했고, 그것은 공산주의 사회가 아닌 바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으로 향하는 길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루마니아 반독재 혁명이 주는 교훈은 독재가 영원할수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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