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4일 세계 곳곳에서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운동하는 많은 시민 단체들이 중국 천안문 시위와 그 당시 중국 주민들의 민주화 운동을 기념했습니다. 27년 전인 1989년 4월 14일부터 북경의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 지식인과 대학생이 주축이 되어 자유, 개방과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천안문 광장의 시위 사태는 후야오방 전 공산당 총서기의 사망을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후 전 총서기는 개혁과 개방을 옹호했지만 이를 반대하던 중국 공산당 보수파 때문에 총서기직에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후 전 총서기가 1989년 4월에 사망하여 그를 애도하기 위해 천안문 광장에 모인 중국인들은 자유, 개혁과 개방을 위한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1989년 6월 4일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으로 천안문 광장에 모였던 많은 젊은이가 부상하거나 사망했습니다. 그래서 6월4일은 '북경 대학살 사건'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천안문 사건으로 인해 민간인 240여명이 사망하고 7천 여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비공식 소식통과 정보에 따르면 민간인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중국은 천안문 사태가 발생한 지 27년이 지난 지금 경제적 개혁과 개방을 어느 정도 받아들였지만, 정치적 사회적 개혁과 개방은 아직까지 거부하고 있습니다. 반면 소련이 와해된 1989년 동유럽 사람은 자유로 향한 길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1989년은 역사책에서 '철의 장막'이 무너진 해로 영원히 기록되어 있을 것입니다.
70년 전인 1946년, 제2차 대전 때 영국의 수상을 지냈던 윈스턴 처칠은 미국 미주리 주 풀턴 시에 있는 웨스트민스터 대학에서 명예 학위를 받으며 감동적인 연설을 했습니다. 처칠은 바로 그 연설에서 자유민주주의 세계와 공산주의 독재 세계를 가른, 그의 유명한 '철의 장막'이란 표현을 처음으로 썼습니다. 처칠은 유럽에 '철의 장막'이 드리우고 있으며, 중유럽의 도시인 뽈스까 (폴란드) 와르샤와 (바르샤바), 체스꼬슬로벤스꼬 (체코슬로바키아) 쁘라하 (프라하), 마쟈르 (헝가리) 부다뻬슈뜨 부다페스트,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 로므니아 (루마니아) 부꾸레쉬띠 (부카레슈티)와 벌가리아 (불가리아) 쏘피아 (소피아)는 소련 영향권에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역사학자들은 미국이 주도한 자유세계와 소련이 지배한 공산주의 독재 세계의 대립을 배경으로 하는 냉전시대는 1946년 있었던 처칠의 연설을 계기로 공식적으로 시작됐다고 봅니다.
유럽을 분단시킨 '철의 장막'은 27년 전인 1989년에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소련의 군화 발에 짓밟힌 동유럽 사람들은 1946년부터 1989년까지 무려 45년 동안이나 공산주의 독재, 인권 유린과 공산주의 중앙계획에 의한 경제 위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살았습니다.
1989년 동서독 젊은이들이 망치를 들고 동서 분단을 상징하던 독일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습니다. 체스꼬슬로벤스꼬에선 평화적인 변화가 있었고, 로므니아의 경우 젊은이 수천 명이 희생하면서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대통령의 공산당 체제를 유혈 혁명으로 무너뜨렸습니다.
1989년 동유럽에서 숨가쁜 변화가 일어날 때 뽈스까 그다니스크 조선소 노동자들의 자유노동 조합은 합법화됐습니다. 뽈스까에서는 최초로 공산주의 정부가 아닌 연립 정부를 조직하는 데 자유노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1970년 뽈스까에서는 자유노조 회원이었던 노동자들이 경찰의 무차별 총격으로 80명 이상이 숨졌고 1천명 이상이 다친 사건도 있었습니다.
1990년대 동유럽 나라들은 쉽지 않은 전환기를 겪어야 했습니다. 여러 민족이 함께 살았던 유고슬라비아는 지독한 내전과 이 과정에서 나타난 흉악한 인권유린까지 경험했습니다. 결국 마쟈르, 뽈스까, 체스꼬, 슬로벤스꼬, 슬로베니아, 리뜨바 (리투아나아), 라뜨비야 (라트비아), 에스또니야 (에스토니아), 로므니아와 벌가리아는 유럽연합에 가입하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을 향한 개혁정책이 어느 정도 성공했습니다.
천안문 민주화 운동 27년 후, 처칠의 '철의 장막' 연설이 있은 지 70년 후, 또한 동유럽의 공산주의 독재 체제가 무너진 지 27년 후, 정치, 사회, 경제 개혁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유일하게 남은 냉전시대의 유물은 이제 북한밖에 없습니다. 이젠 꾸바 (쿠바)까지 개혁과 개방을 어느 정도 고려하여 55년만에 미국과의 외교 정상화로 향하는 과정에 들어갔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에 꾸바 (쿠바)를 방문했습니다. 권력세습이 두 번이나 이뤄진 1인 독재 국가인 북한도 주민을 더는 굶기지 말고, 인권을 탄압하지 말며, 이웃 나라를 위협하는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해야 합니다. 냉전시대의 유산을 없애고 평화와 번영을 누리며 21세기 지구촌 시대에 다른 나라와 함께 나아가야 지금처럼 홀로 남게 되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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