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국산품 공급 없는 국산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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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북한 당국은 주민대상 국산화를 강조하는 강연회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열악한 북한의 경제는 국산품을 생산할 능력이 부족합니다. 경제학자가 아니더라도 북한의 일반 주민들조차 그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장마당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들은 주로 중국으로부터 아니면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로부터 중국을 통해 수입된 것입니다. 사실 소비재뿐만 아니라, 상황이 어려운 북한의 산업에서 이용하는 자본재도 주로 수입품입니다.

수입량을 많이 줄이거나 차단하면서 모든 것을 국내에서 생산하려는 경제정책은 수입대체전략이라 합니다. 한국도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직후 이승만 행정부 때 수입대체전략을 추진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의 경제 효과는 많이 제한됩니다. 그래서 1961년부터 박정희 행정부 때 한국은 수입대체전략을 포기하면서 수출지향전략으로 교체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수 십 년 동안 급속한 경제발전을 추진하면서 자동차, 전자, 조선 산업을 세계 일류로 키웠습니다. 한국은 60년동안 크게 발전하면서 이젠 세계 12위 경제 강국입니다. 한국은 전쟁 직후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는데, 자유시장 경제를 받아들이고 한국 사람들의 노력, 기업 경영기술에 의해 다른 나라들이 수 백 년 동안 이루어낸 발전을 몇 십 년 만에 이루며 '한강의 기적'을 세계역사에 남겼습니다.

한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시장경제를 중심으로 하여 그렇게 많은 발전을 했는데 북한은 반대로 비효율적 공산주의 중앙계획경제, 심한 독재와 개인숭배, 정치탄압과 인권침해에 의해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합니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하에서 병진 노선을 선전하며 핵과 경제를 개발한다고 주장합니다. 북한 정권은 한국까지 포함한 이웃나라를 위협하는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북한 어린이들을 포함한 주민이 필요한 식량, 약품, 영양제나 보건 시설에 자원 투자를 하진 않습니다.

요즘 북한 당국이 강조하는 '국산화'도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경제적으로 아무 의미도, 효과도 없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당국이 선전하고 있는 '국산화'때문에 북한의 경제상황은 더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냉전시대에 공산주의 독재 국가들의 경우를 돌이켜보면 새겨야 할 교훈이 있습니다. 그 당시 루마니아 즉 로므니아의 독재자이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대통령은 1971년 북한을 방문한 후 북한 식 독재 체제와 독재자 개인 숭배에 반한 나머지 루마니아 식 '주체' 사상을 설립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루마니아의 공산주의 독재 정부는 연필로부터 자동차와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국내에서만 생산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산업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설립된 것이 아니라, 사상적인 이유 때문에 생긴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차우셰스쿠의 강제산업화 정책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비효율적 산업을 설립하고 평양과 비슷한 경제적 실용성이 전혀 없는 커다란 건물과, 큰 광장, 넓은 거리를 공사하기 위해 루마니아의 독재자는 해외로부터 많은 돈을 빌렸습니다. 처음에 수출을 많이 하려고 했지만, 루마니아산 품질이 별로 좋지 않아 석탄과 광물을 포함한 원자재와 국산농산물만 싼 가격으로 수출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루마니아의 공산주의 정부는 루마니아산 곡식과 식품의 대부분을 수출하며 국민을 굶기고 외채를 갚는 데 급급했습니다. 외채를 갚지 못한 상태에서 차우셰스쿠 정권이 남을 필요가 없고 우리 힘으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루마니아 식 '주체'를 설교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차우셰스쿠 정권이 외채를 빨리 갚기 위해 국산 식료품을 싼 가격으로 수출한 것뿐만 아니라, 수입을 거의 차단한 상태였습니다. 먹을 것을 다 수출하고 소비재 수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은 식량부족으로 어렵게 살았습니다. 또한 자본재까지 수입 차단하여 '국산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루마니아의 산업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루마니아 주민들은 1989년 12월 반공산주의 유혈혁명을 일으켜 차우셰스쿠 정권을 역사의 뒤안길로 살아지게 하였습니다.

북한의 경우 조직지도부를 포함한 정책기획국은 루마니아와 다른 공산권 독재 국가들의 교훈을 살펴 보고 분석해야 합니다. 병진 노선과 국산화는 경제발전을 이끌어 나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제를 더 악화시킵니다. 주민들을 탄압하고 희생시키며 대량살상무기 생산을 목표로 하는 병진 노선이 아니라, 개혁과 개방을 바탕으로 번영과 자유로 향하는 길이 북한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