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의 언론에 의하면 '다치아' (Dacia) 자동차 박물관이 내년 가을 '다치아'자동차 공장이 위치한 '미오베니' (Mioveni)라는 루마니아 도시에서 개장할 계획입니다. 이 박물관은 공산주의 시대의 어두운 유산과 자본주의로 향하는 어려운 전환기를 극복하여 세계에 진출한 루마니아의 대표적인 제품인 '다치아' 자동차의 역사와 성공을 기념할 예정입니다. 박물관을 짓는 비용은 약 7백만유로 정도입니다.
1970년대부터 북한에서도 잘 알려진 '다치아' 자동차 공장의 규모가 유럽에서 5위입니다. 프랑스의 자동차 회사 '르노'는 루마니아 자동차 '다치아'를 인수하면서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한 소형 자동차를 생산하여 유럽연합, 중동,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다치아' 공장에서 일하는 1만3천800여 명의 루마니아 노동자들과 기술자들은 안전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치아' 최초 SUV '다치아 더스터'는 인기가 너무 많습니다. SUV는 가벼운 트럭형의 몸체로 만들어져 4륜구동이 가능해 비포장 도로 주행을 할 수 있는 튼튼한 자동차입니다. 경주용 '다치아 더스터'는 모로코 사막에서 벌어진 'Rallye Aicha des Gazelles' 경주에서 8팀중 1위, 2위와 5위를 차지한 적이 있습니다. 빙판 위에서 벌어진 'Trophee Andros' 경주에서 유명한 프랑스 출신 포뮬라 원 (Formula 1) 운전자 Alain Prost가 '다치아 더스터'를 운전하며 우수한 성적을 올렸습니다. 1만2천유로부터 1만5천유로 사이의 가격으로 비교적 저렴하여 '가난한 자의 SUV'라 별명이 지은 루마니아에서 생산되는 '다치아 더스터'는 2014년에 16만318대나 팔리며 약50%정도가 독일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연합 나라에서 팔리고 있으며 나머지는 러시아나 남미 나라 콜롬비아와 같은 해외시장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더스터'를 포함한 '다치아' 자동차는 2014년 51만1천465대, 2013년 42만9천534대, 2012년 35만9천631대의 판매량을 보이며 급속성장하고 있는 상표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루마니아의 자동차 산업은 자동차 산업 강대국인 한국보다 규모가 작습니다. 한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최근 1년에 국내에서 약 140만대, 해외에서 900만대 정도팔렸습니다.
루마니아 '다치아' 자동차의 역사는 개혁과 개방으로 부활한 루마니아 경제의 상징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치아'는 서기 2세기에 로마 제국으로 흡수되기 전 루마니아의 옛날 이름이었습니다. 공산주의 시대 루마니아의 독재자이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대통령은 1971년 북한을 방문한 후 북한식 독재 체제와 독재자 개인 숭배에 반한 나머지 루마니아식 "주체"를 설립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루마니아의 공산주의 독재 정부는 연필로부터 자동차와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국내에서만 생산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 정부는 자동차 기능과 모양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연구 투자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루마니아의 대표적인 자동차인 '다치아'를 1960년대부터 공산주의 독재 체제가 무너진 1989년까지 차의 모양이나 기능을 거의 바꾸지 않은 채 30년 가까이 똑같은 구형차를 생산했습니다. 또한 차를 사고 싶은 사람들은 신청을 한 후 생산력이 부족한 공장에서 차가 나올 때까지 2, 3년씩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1989년말 루마니아의 공산주의 독재 체제가 무너진 후 루마니아는 쉽지 않은 전환기를 극복하고 개혁과 개방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한국이 1980년대말과 1990년대초반에 공산권이던 국가들과의 관계정상화를 시키려는 북방 정책을 구성해 로씨야 (러시아), 중국과 동유럽국가들과의 외교 관계를 설립했습니다. 그 때 한국의 대기업인 대우는 '올트시트'라는 루마니아 자동차 공장을 인수했습니다. 그리하여 루마니아 상황에 맞는 자동차를 1994년부터 루마니아 노동자와 기술자들을 고용해 루마니아에서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대우자동차 덕분에 루마니아 국내시장에서 경쟁이 심해지자 루마니아의 '다치아' 자동차도 프랑스의 '르노'와 합작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도 1989년까지 상황이 가장 비슷하던 루마니아의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여전히 위기에 빠진 북한의 경제와 산업을 소생시키기 위해 자유시장과 경제 개방을 거부하지 않으며 한국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과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할 때 입니다. 북한도 경제 개혁을 이끌어가면서 노동권을 포함한 인권을 지키게 되면 한국과 외국인 투자와 현대기술을 받아 루마니아처럼 해외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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