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부터 2001년까지 13년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씨는 2003년 9월 자신의 회고록 '김정일의 요리사'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2001년 4월 고국인 일본으로 탈출한 후지모토 겐지씨는 이 회고록에서 자신이 직접 목격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한 간부들의 생활 양식을 전했습니다. 회고록에 의하면 후지모토 겐지씨가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즐기던 고급 양주인 프랑스제 포도주와 코냑, 덴마크제 돼지고기, 체코 맥주, 일본 생선과 열대 과일을 구하려고 김정일의 명령으로 온 세상을 돌아다녔습니다. 후지모토 겐지씨에 의하면 '고난의 행군'때 북한 국민이 굶었을 때 김정일이 온 세계 가장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서 술 창고에 수입 포도주가 만병이나 있었습니다.
2001년에 북한을 탈출한 후지모토 겐지씨는 김씨 일가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폭로했기 때문에 북한 비밀요원들에게 암살을 당할까 봐 12년동안 죽음의 공포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후지모토 겐지씨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초청을 받아 11년만에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후지모토 겐지씨에 의하면 평양에서 자신을 환영하기 위한 만찬도 있었고, 자신이 북한을 탈출한 후에 북한에서 계속 살아온 아내와 딸도 만났습니다. 그 만찬에는 김정은 제1비서뿐만 아니라, 김정은의 아내인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 고모부 장성택과 다른 고위 간부들이 참석했습니다.
후지모토 겐지씨는 김정은 제 1비서에게 앞으로 북한에 계속 드나들 수 있는 허락도 받았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어렸을 때 즐기던 생선 초밥 맛이 그리워서 후지모토 겐지씨를 용서했을지도 모릅니다. 또는 후지모토 겐지씨를 환영하면서 북한의 정권이 일본과의 대화를 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려고 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외교관도 아니고 고위 인사도 아닌 요리사인 후지모토씨를 통해 일본과의 대화를 하려면 북한이 그 만큼 고립된 국가라는 사실을 더 명백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김씨 일가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폭로해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 '배신자'로 볼 수 있는 후지모토 겐지씨와의 화해를 한 이유는 김정은 개인숭배를 창조하는 데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우상숭배를 서둘러 조성하려는 북한의 선전은 김정은이 이룬 것이 없어서 그를 '위대하신 령도자'보다는 '도량이 큰 령도자'로 만들려는 것입니다.
북한 정권은 얼마 전 탈북했다가 귀환한 박정숙씨를 환영하여 공개적으로 기자회견까지 했습니다. 그것도 후지모토 겐지의 방북처럼 김정은 우상화에 이용한 것입니다. 사실 북한 정권에 의한 정치 탄압, 인권유린과 식량 부족으로부터 탈출하여 2만5천명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거주하며 수천여 명이 도이췰란드(독일), 영국, 캐나다, 미국과 다른 나라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귀환하려는 박정숙씨와 같은 몇 명밖에 안 되는 탈북자들은 한국과 외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서 그런 것인지, 북한 정권의 선전을 위한 미리 정해진 계획에 의해서 그랬는지, 북한에 있는 가족이 위협을 받아서 그런 것인지, 김정은을 ‘도량이 큰 령도자’로 묘사하는 과정에서 이용하는 것입니다.
북한도 지난 2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또한 4월15일 김일성 국가주석 100 주년의 생일을 앞두고 6년만에 특별 대사면을 발표했습니다. 이 대사면은 김정은의 생일인 1월8일 직후에 발표됐습니다. 이러한 대사면도 김정은을 '도량이 큰 지도자'로 우상화하는 데 이용하는 것입니다.
북한 정권이 김정은 제1비서를 '도량이 큰 령도자'로 묘사하려면 표면상의 뿐인 조치뿐만 아니라, 우선 북한 최악의 인권유린인 정치범 관리소로부터 없애야 합니다. 또는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여 북한의 경제를 소생시켜 북한주민들의 인권 실태를 개선해야 역사책에 '도량이 큰 령도자'의 유산을 남길 가능성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