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19은 남한과 북한의 추석입니다. 지난 9월 13일 남북한은 추석을 앞두고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들이 의뢰한 가족들의 생사확인 결과가 담긴 회보서를 판문점에서 교환했습니다. 남한의 상봉 가능자수는 117명이며 북한의 상봉 가능자수는 127명입니다. 117명중 90세 이상은 36명, 80세에서 89세까지는 56명, 70세에서 79세까지는 18명, 69세 이하가 7명입니다.
이제 한국의 추석은 세계에 알려진 명절입니다. 한국은 놀라운 경제발전을 해오면서 세계 12위 경제 강대국이 되었습니다. 북한에서 '남풍'이라 불리는 한국의 '한류열풍,' 즉 TV드라마나 음악이 외국에서 인기가 좋기 때문에, 이젠 다른 나라에서도 추석까지 포함한 한국의 풍습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한국은 88 하계 올림픽의 개최국, '2002년 축구 월드컵 일본과 함께 공동개최국,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의 개최국, G-20, 즉 세계에 가장 발달된 20개국에 포함된 나라와 2010년 11월 G-20 정상회담 개최국으로 온 세계에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 개발 도상국에 지원을 많이 해주고 유엔 평화 유지에 참여하여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요즘은 음식에서 음악, 영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다양한 문화가 온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전통적인 가족제도가 무너지고 핵가족 제도가 등장했지만, 한국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서구 선진국들의 경우 100년 가까이 걸렸던 변화가 한국에서 한 세대 안에 일어났지만 그래도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도 전통과 진보가 함께 유지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명절 때 고향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교통이 혼잡하고 자동차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10시간 넘게 걸릴 수 있습니다. 추석이나 설날과 같은 명절에 나타나는 한민족의 대이동만 보더라도 이런 명절은 수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자기의 고향과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찾으려는 의미 있는 전통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추석을 앞두고 남북한의 정부당국 협상으로 북한 당국이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했습니다. 2008년7월11일 53세의 한국 여성 관광객 박왕자 씨가 군사 경계지역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한 후 금강산관광사업이 중단됐습니다. 2010년 3월26일 북한의 한국 천안함을 어뢰 공격으로 한국의 젊은 군인 46명이 희생됐고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한국 서해의 연평도를 포격해 한국 군인 2명과 민간인 2명이 희생되었으며 군인과 민간인 18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북한은 김정일 정권 때처럼 김정은 정권하에서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이웃나라를 계속 위협해 왔습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하에서 2012년 4월13일, 12월12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또 북한은 미국인 케네스 배 씨를 인질로 구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별없는 도발 때문에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많이 고립되어 있고, 다른 나라로부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원조를 받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북한이 이산 가족 상봉을 제의한 것은 긍정적인 발전으로 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입니다. 70세이상 고령의 이산 가족들은 6만6천여명이나 되기 때문에 지난 60년넘게 만나지 못한 가족과의 상봉이 급하고, 그것이 그저 한번의 만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한국과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국제협력을 통해서 발전하기 위해 우선 과거의 잘못을 진정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까지도 한국전쟁이나 1987년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 1968년과 1983년에 한국 대통령 암살 시도, 2010년 3월 26일 한국의 '천안함' 침몰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한 어떠한 사과도 책임도 없고, 납북, 납치, 미귀환 한국군포로를 한국으로 돌려보내지도 않고 있습니다.
남북한의 민족 화해와 통일의 길은 북한 정부가 한국전쟁까지 포함한 과거에 대해 책임을 지고, 핵으로 인한 위협을 포기하며 북한 사람들의 인권유린을 멈추고, 정치, 사회, 경제 개혁의 길을 택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정권을 선전하는 거짓된 길이 아닌, 이러한 충실한 태도는 북한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직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번 추석을 맞아 언젠가는 서울에서 부산보다 서울에서 평양으로 가는 고향길이 더 짧고 더 빠른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해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