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유럽북한인권협회(EAHRNK)는 북한의 강제노동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발행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 어린이와 성인, 수용소 수감자, 해외 파견 노동자 등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이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데, 특히 북한 당국의 명령에 의해 학생들이 방학 동안 또는 수업시간에 모내기, 땔감 줍기와 철로 보수와 같은 힘이 드는 육체노동에 조직적으로 동원되고 있습니다. 유럽북한인권협회에 의하면 이런 강제노동으로 어린이들의 교육을 방해하고 신체적 정신적 건강도 해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은 유엔 아동의 권리에 대한 국제 협약을 1990년 9월 21에 인준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에서는 심한 인권침해인 아동노동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북한 어린이들과 젊은 학생들은 김정은 정권뿐만 아니라, 김일성, 김정일 정권 때도 강제노동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 대학생들은 2011년 6월27일부터 학업을 중단하고 2012년 4월까지 '강성대국'을 이루기 위해 건설현장으로 파견되었습니다. 북한 어린이들과 젊은 학생들이 김정일 정권 때 '강성대국'이나 김정은 정권하에서 '병진 노선' 건설을 목표로 어려운 육체노동에 많이 동원되었습니다.
1989년 동유럽에서 공산주의 독재 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대학생들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2010년말 북아프리카 튀니지(뜌니지)로부터 시작한 튀니지의 벤알리와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혁명에서 대학생들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북한당국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독재자들을 무너뜨린 '재스민 혁명'과 같은 대학생 시위를 예방하기 위해 대학생들을 10개월동안 농사와 공사장에 동원했을지도 모릅니다.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학생이 공사장에 동원된 것은 옛날 소련과 다른 공산주의 독재국에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제2차대전 직후 나라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대학생들이 공사장에 많이 동원되었습니다. 1950년대 초반에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 의대 대학생이던 저의 작은 아버지는 여름 방학 때 공사장에 동원됐다 황열병에 걸려 세상을 떠날 뻔했습니다.
루마니아의 경우 특히 1965년부터 1989년까지,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공산주의 독재 때 가장 심했습니다. 차우셰스쿠는 1971년 북한을 처음으로 방문하여 북한식 독재자 개인숭배와 '주체 사상'에 첫눈에 반한 나머지 북한처럼 종교와 같은 독재자 개인 우상화를 루마니아에 심으려 했습니다. 대중이 모여 독재자와 그의 아내를 숭배할 수 있도록 루마니아 수도에 위치한 대광장, 대거리와 '인민관' 같은 커다란 건물을 짓기 위해 시골에 살던 사람들은 도시로 와 건설 산업에 종사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가을 추수 때에는 일손이 모자라 군인과 학생들이 야채와 과일, 옥수수나 감자를 추수하곤 했습니다.
저도 10살 때부터 18살까지, 가을이면 2주에서 1달까지 '추수 실습'에 참여했습니다. 모내기 때마다 농촌에 동원되어 허리를 구부리고 하루 종일 일하는 북한 학생들은 공산주의 시대에 루마니아 학생들의 '추수 실습'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루마니아 대학생들은 제2차대전 직후에만 공사장에 동원되었습니다. 독재자 차우셰스쿠도 학생들을 몇 주씩 가을 추수에 파견시켰지만, 10개월동안 공사장이나 농사에 동원한 적은 없었습니다. 북한이 사회, 정치, 경제 발전을 원한다면 특히 대학생들을 육체노동에 동원해선 안됩니다. 대학생들을 공부대신 공사장이나 농사일에 강제로 동원한다면 나라의 경제, 나라의 미래를 어렵게 합니다.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그들을 노예노동자로 이용하는 나라는 결코 '병진 노선'도 이루지 못하고 '강성대국'이 될 수 없으며, 아동노동 또한 기본적 세계 인권기준에 위반되는 행위임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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