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0일은 북한 노동당 창건 71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또한 10년 전인 2006년 10월 9일 김씨 일가 정권이 1차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제 1차 핵실험 이후 2007년 6자회담이 진행되어 북한 당국은 핵 시설 폐쇄와 불능화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가 국제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며 2009년 5월 25일, 2013년 2월 12일, 2016년 1월 6일과 9월9일에 제 2,3,4,5차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북한의 노동당은 구 소련의 지지로 1945년에 창건되었습니다. 구 소련의 공산당은 1912년 창건되었고, 1990년대 초 개혁 개방 바람에 수세에 몰렸다가 공산주의 독재를 복원하려는 쿠데타가 실패한 1991년 해산되었습니다.
구 소련의 공산당이나 북한 노동당의 유일한 목적은 독재를 정당화하는 것이지만, 명목상 '마르크스-레닌주의 당'으로서 노동계급을 대표하는 정당입니다. 그러나 71년전 창건된 북한 노동당의 역할을 살펴보면 북한의 노동자 복지와는 거리가 아주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은 2010년 9월 28일 노동당 대표자 회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중앙위원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그 때 북한은 3대 권력세습을 공식화하면서 조선노동당을 공산당도 아닌 김씨 일가 숭배를 중심으로 하는 김일성 당으로 규정지었습니다. 2010년 노동당대표자회에서 조선노동당 규약 서문에 명시된 '조선노동당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당'이라는 규정을 삭제하면서 김씨 일가 정권은 세계 역사에 상처를 남긴 '부정 축재 정치 체제'로 확립하였습니다. 부정 축재 정치란 국민을 위해서가 아닌, 국민을 탄압하고 착취하면서 독재자와 독재자 가족의 이득과 권력을 위한 정치체제입니다.
마르크스-레닌주의 국가들의 기본적인 모순은 '노동자들의 지상낙원'과 '평등주의 국가'를 주장하면서 국민들을 탄압하고, 굶기고, 독재자와 독재자 가족, 공산당 간부들을 위한 정치제도였다는 것입니다.
'노동자 번영'이라 하면 첫째 조건은 활발한 경제입니다. 그래야 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정부, 고용주와 노동조합이 합의하여 높은 수준의 노동권리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김씨 일가 정권하에서 고립된 북한은 경제를 소생시키는 데 너무나 중요한 외국인 직접투자를 위한 환경을 만들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노동권도 심하게 유린합니다. 자본주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사유 재산, 자본 투자, 이익과 경제 효율성을 중요시하며, 세금을 내고 복지 제도에 기부하며, 노동 기준과 권리를 엄격하게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정권 때 북한은 '강성대국,' 또는 김정은 정권하에서 '핵 경제 병진노선'을 이룬다고 했지만, 북한의 권력세습 독재 체제는 '강성대국'과는 전혀 다릅니다. 북한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이웃 나라를 위협하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있습니다. 또한 북한 주민들은 인권유린, 영양실조와 정치탄압 때문에 매우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북한 권력세습체제의 모순들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노동기구 기준에 따르면, 한 나라의 정부는 결사의 자유와 단체 교섭, 파업권, 근로조건, 즉 안전과 보건 기준, 적당한 임금과 근로 시간을 지키면서, 아동 노동, 강제 노동과 성차별을 퇴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이 모든 기본적인 노동권이 심하게 유린되고 있습니다.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1주년 기념일을 계기로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과 생활 수준을 개선할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북한주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려면 가장 중요한 일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인권상황을 개선하며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여 국제사회에 참여하는 일입니다.
구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주의는 체제의 모순 때문에 20세기말 무너졌습니다. 북한의 경우 '조선노동당이 마르크스-레닌주의 당'이라는 규정을 삭제하는 것으로 그 모순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은 김일성 국가주석 사망 이후 김정일 정권에 이어 김정은 정권까지 후기 공산주의, 후기 산업사회 왕조적 정치를 추진해 왔습니다. 주민들을 굶기고 탄압하며 김씨 일가의 3대 권력세습까지 이룬 북한은 냉전시대 동유럽의 독재체제보다 그 모순이 훨씬 더 심하며 인류역사상 민주주의와 거리가 가장 먼 국가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27년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구 소련과 동유럽 공산주의 역사를 보면 독재가 영원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