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황장엽 선생 5주기 추모행사

0:00 / 0:00

5년전 세상을 떠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5주기 추모 학술회의가 지난 10월 12일 한국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습니다. 학술회의의 제목은 '황장엽의 북한 민주화 전략'이었습니다. 이 행사에 여러 전문가들과 인권운동가들이 참가하여 토론했습니다.

북한 노동당 창건일인 2010년 10월10일 북한의 '주체 사상'의 입안자이며 이론가이던 황 전 비서가 87세에 서울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황 전 비서는 1997년 한국으로 망명하여 개인숭배, 정치탄압과 인권유린을 포함한 북한의 현실을 한국 사람들과 국제사회에 폭로하며 13년동안 반 공산독재 활동을 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위탈북자로 알려지던 황 전 비서는 로씨야 (러시아) 모스크바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해 10년 넘게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을 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주체사상 개인강사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황 전 비서는 1970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이 된 이후로, 노동당 최고인민회의 의장, 노동당비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사회과학자협회 위원장, 또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로 활동했습니다.

1989년 동유럽 공산국가들의 독재체제가 무너졌습니다. 그전에 북한의 동맹국이던 동유럽나라들은 정치, 사회, 경제 개혁과 개방의 길을 선택하여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었고, 경제도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북한은 반대로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며 특히 김일성 국가주석이 1994년 여름 사망한 후 상황은 극도로 악화되어 '고난의 행군' 때 수십만 명이 굶어 죽었습니다. 황 전 비서는 1997년 일본과 중국을 통해 한국으로 망명하여 김정일 정권의 사악한 정치탄압과 인권침해를 폭로했습니다.

망명 후 북한 당국은 황 전 비서를 암살하려고 여러 번 음모를 꾸미기도 했습니다. 황 전 비서가 사망하기 전 한국과 국제언론은 황 전 비서를 암살하라는 명령을 받은 북한 공작원 2명이 검거되었다는 보도도 했습니다.

황 전 비서와 같은 고위 망명자들의 증언과 반독재 활동은 상당히 중요하며 앞으로 북한이 개방된 후 북한 독재체제의 역사를 이해하고 기록하는 데 결정적 자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1940년대 중반부터 1989년까지 공산 독재시대로부터 목숨 걸고 민주 국가로 망명한 동유럽 사람들의 증언은 아주 귀중한 정보였습니다. 특히 고위층 망명객의 보고는 더욱 그랬습니다. 이러한 고위 망명객 중 1970년대 뽈스까 (폴란드) 군 정보장교 출신 리차르드 쿠클리느스키 대령과 로므니아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공산독재주의 국가의 해외정보국 대장으로 독재자와 그의 아내의 비밀을 많이 알고 있던 미하이 파체파 장군이었습니다. '스베틀라나 알릴루예바' 구 소련 국가수반이던 스탈린의 딸까지 아버지가 사망한지 14년후 1967년 미국으로 망명하여 소련의 공산주의 독재 체제를 비난하는 선언과 활동을 했습니다. 꾸바 (쿠바) 공산주의 독재자인 카스트로의 딸인 '알리나'는 스탈린의 딸처럼 외국으로 망명한 후 세상을 돌아다니며 토론회나 연설을 통해 아버지의 잔인한 독재 체제와 꾸바의 인권 유린을 반대하는 선언을 해 왔습니다.

구 소련, 동유럽과 꾸바와 같은 경우 그 나라들이 고립된 공산주의 독재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어 목숨 걸고 망명했습니다. 북한의 경우 구 소련이나 동유럽 공산주의 독재국가들보다 이동의 자유가 심하게 제한되어 있고, 정치탄압, 언론검열과 당국의 감시와 탄압이 훨씬 더 심하기 때문에, 망명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북한의 인구는 약 2천500만 명인데,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자는 2만8천 명이나 됩니다. 다른 공산주의 독재국가를 탈출한 망명자 수와 비교하면 아주 적습니다. 경제 개혁과 개방을 고려하기 시작한 의도가 보이는 꾸바의 인구는 1천 1백만 명 정도 됩니다. 1990년대 구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후 꾸바 망명객들이 1년에 2만명넘게 목숨 걸고 미국으로 오기도 했습니다. 꾸바 사람들은 약120만 명, 즉 꾸바 인구의 약10%나 미국 플로리다주 남동부의 해안도시 마이애미와 그 주변에서 살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는 탈북자수가 비교적 적은 것뿐만 아니라, 지식인이나 고위관리직 탈북자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황 전 비서의 망명과 반독재 활동의 의미는 더 컸습니다.

구 소련의 공산주의는 1917년부터 1990년까지 73년이나 지속되었습니다. 북한의 공산주의 독재 체제는 1948년부터 현재까지 67년이나 지속되었으며 김씨 일가 제3대 권력세습까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북한이 언젠가 개방된다면 김씨 일가의 독재정권, 개인숭배와 인권탄압의 역사를 파악하는 데 황 전 비서의 증언과 글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