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8일 현대그룹과 계약한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을 취소한다고 밝혔다고 밝혔습니다. 아세아 태평양 평화화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북측 지역을 통한 금강산 관광은 우리가 맡아 하되 해외사업자에게 위임할 수 있고, 남측 지역을 통한 관광은 현대가 계속 맡아 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현대 측에 통고하고 그에 대한 공식문건을 정식 넘겨줬다"고 언급했습니다. 남한여론은 북한이 금강산관광사업을 중국에 넘길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은 금강산 관광중단을 참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외화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성대국건설을 장담한 2012년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재정은 바닥이 났고, 그를 타개하기 위해 강행한 화폐개혁은 돈을 좀 모았는지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실패했습니다. 화폐개혁은 시장을 축소시켜 주민들의 생활을 악화시켰고 정부에 대한 불만을 확대시켰습니다.
북한은 작년 초 대풍국제투자그룹의 출범을 선포한데 이어 7월에는 합영투자국을 합영투자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는 등 해외자본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투자하겠다는 외국회사가 없습니다. 경제논리가 정치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북한체제, 신용을 별로 크게 생각지 않는 북한의 자세는 기업들로 하여금 대북투자를 외면하게 있습니다.
이번 북한이 취한 강경 조치는 몇 푼의 돈을 벌게 될지는 몰라도 대북투자전망을 더 어둡게 할 것입니다. 북한투자를 요청받은 기업들은 현지조사를 하게 될 것이고 당연히 현대그룹의 사업이 검토대상으로 될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이 금강산관광객 피살사건에 어떻게 대처했는가 하는 사실이 낱낱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물론 북한은 그 책임을 남한에 돌리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판단은 냉철합니다.
금강산관광중지로 해서 아쉬운 것은 남한이 아니라 북한입니다. 금강산관광중지는 현대아산에게는 큰 손실이지만 남한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합니다. 때문에 이 게임에서는 북한이 낮추 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논리를 믿고 사죄대신 천안함 폭파 연평도 포격을 연이어 발발함으로써 남북관계를 더 악화시켰고 금강산관광재개전망을 더 어둡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번에 북한은 금강산관광을 중국에 일임해서 몇 푼 벌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관광객의 숫자도 많지 않을 것이고, 중국과 합작해서 벌 수 있는 돈이 별로 많지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돈 몇 푼 버는 대신 북한이 잃는 것은 돈으로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는, 북한에게 있어서 가장 절실한 신용입니다. 또한 누구의 책임인가를 떠나 현대의 금강산관광 사업과정은 대북투자는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큰 위험한 사업이라는 것을 기업들에 확인시키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이번 북한이 취한 조치는 현명한 것이 못됩니다. 국제사회에서는 주먹이 통하지 않습니다. 지금 북한의 투자유치실적이 그를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북한이 진정으로 금강산관광재개나 투자유치를 원한다면 북한지도부의 사고방식부터 바로 잡아야 합니다. 중국의 유명한 전략가인 손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습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 중 하나는 져주는 것입니다. 정권유지라는 전망적 목적의 견지에서 보면 자존심은 좀 구기지만 북한지도부에 있어서 가장 리스크가 적은 것은 남한에 대한 사죄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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