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북한당국은 남한에 왔다가 북으로 돌아간 탈북여성에 대한 기자회견 소식을 노동신문 거의 한 면에 걸쳐 크게 게재했습니다. 그 여성은 남한은 썩고 병든 자본주의 사회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탈북자들은 남한안기부의 유인과 모략에 의해 납치되어 간 사람이며 또 남한에서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사회주의 조국의 품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지만 지은 죄가 있어 선뜻 결심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어머니 조국은 죄를 다 용서해주니 돌아오라고 호소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이 탈북자 기자회견 소식을 크게 보도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그동안 북한당국은 주민들에게 탈북자의 존재자체를 알리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노동신문을 통해 주민들에게 알린 것은 이제 더는 탈북자의 존재를 숨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남한에는 2만 3천 명이 넘는 탈북자가 있습니다. 가족친척, 친우들은 그들이 남한으로 갔다는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외부정보가 북한내부로 계속 들어가는 상황에서 탈북자의 존재를 숨기는 것이 의의가 없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에 탈북자의 입을 빌어 남한사회에 대한 환상과 탈북을 막아보자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탈북여성의 증언과는 달리 북한주민들은 남한이 잘사는 사회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남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불이 넘습니다. 보통 1인당 국민소득은 그 나라 주민들의 평균 연간 임금과 맞먹습니다. 남한의 반도체산업, 조선업, 자동차공업, 석유가공공업, 가전제품생산 등은 세계적으로도 최상위권입니다. 이는 우리식 사회주의, 자립경제의 우월성에 관한 주장이 맞지 않다는 것을 현실로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탈북자가 보는 남한은 북한에 비하면 천국입니다. 남한에서는 해마다 몇 천 명씩 들어오는 탈북자들에게 집도 주고 생활비도 줍니다. 원래 남한의 일반생활수준이 매우 높습니다. 노숙자 즉 집이 없이 거리에서 사는 사람에게 주는 무료음식이 이밥에 고깃국입니다. 24시간 물 전기가 끊기지 않고, 모든 집에 가스가 들어갔습니다. 세탁기, 냉장고, 텔레비전 같은 가전제품은 북한의 스피카 정도의 물건으로 되고 취급받고 있는 곳이 남한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는 탈북자들의 생활이 남한에서는 하층에 속합니다. 그리고 중간층이나 상층으로 상승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남한주민들의 능력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탈북청소년들은 국가에서 무료로 대학까지 공부할 수 있게 해주지만 남한학생들의 수준을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홀로 입국한 사람은 외롭습니다. 그러나 노력한 것만큼 벌수 있고 자유롭게 살 수 있고 먹고 입는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북한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2만 명 중 겨우 1명이 기자회견에 출연한 사실이 이를 반증해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기자회견에 출현한 여성은 남한에서 집과 정착금을 받고 걱정 없이 살았습니다. 그러나 자기로 인해 아들이 이혼, 추방되었다는 것이 알려지자 괴로워했고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누구든 북한에 들어가면 진실을 말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번에 북한은 기자회견에서 진실을 오도함으로써 남한주민들과 국제사회에 북한당국이 주민들을 어떻게 기만하고 있는지, 북한이 탈북자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 다시금 보여주었습니다.
북한과 처지가 비슷한 쿠바에서도 100만이 넘는 사람들이 미국에 가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쿠바정부는 그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북한주민들도 더 발전된 나라에 가서 배고픔도 면하고, 돈도 벌고 지식과 기술도 배우면 북한을 위해서 좋은 것입니다. 그래도 북한정부가 탈북을 막고 싶다면 통제나 거짓선전이 아니라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해서 북한을 떠나고 싶지 않은 나라로 만들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