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북한사회의 변화를 보면 부동산, 즉 살림집의 판매가 많이 활발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평양에서 새로 지은 좋은 집에 입사하려 한다면 미국돈으로 10만 달러 이상의 큰 돈을 내야 합니다.
세계 기준으로 보면 이것은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세계 어디에서나 집값은 비싸고 사람이 평생 동안 살 수 있는 것중에 제일 비싼 물건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돈이 많은 사람들이 집을 많이 사는 이유는 돈을 투자할 수 있는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돈이 있다고 해도 이 돈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두 가지 뿐입니다. 장사를 새로 시작하거나 늘리기 위한 밑천으로 쓸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집을 사두는 방법입니다. 사실상 세계 어디에나 돈이있는 사람들은 돈을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제일 안전한 방법은 은행에 맡기고 조금씩 이자를 받는 방법입니다. 물론 돈놀이에 익숙한 북한 사람들에게는 은행이 주는 이자는 별로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돈을 맡긴 사람은 노후에 아니면 가족들에게 돈이 필요해질 때, 아무 때나 은행에 가서 돈을 찾아서 쓸 수 있습니다. 물론 북한은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돈을 은행에 한 번 맡긴다면 찾을 희망조차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북한사람 대부분이 돈을 저축할 필요가 있다면 미국달러나 중국 위안화를 비롯한 외화로 바꿔 현금으로 저축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미국에서는 화폐개혁과 같은 일이 250년 동안 한 번도 생긴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집에서 현금을 보관하는 것은 돈 관리 방법으로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잘 사는 나라 대부분은 노후에 잘 살 수 있도록 연금제도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어느 정도 기본 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거의 10년 동안 살았던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국민이면 누구든지 매월 1000달러 정도의 연금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은 국가가 주는 연금이 높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매월 연금 재단에 돈을 저축합니다. 연금재단은 사실상 은행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나라에서 연금재단은 국가가 경영하는 기관입니다. 연금재단에 맡긴 돈은 65세, 즉 연금을 받을 나이가 될 때까지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연금재단은 일반은행보다 이익을 아주 많이 줍니다. 결국 30-40년 동안 월급의 10% 정도를 연금재단에 맡긴 사람은, 65세에 퇴직한 이후 원래 받았던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매월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북한 사람들이 듣기에는 아주 이상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북한에는 화폐개혁이 있었고 꼭 바쳐야 하는 충성의 자금도 있고, 은행도 약속을 완전히 지키지 않기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어떤 국가 기관이든 개인의 돈을 맡아서 관리한다는 것을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연금제도 같은 제도가 북한에서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가 인민들의 돈을 훔치는 버릇을 버리고 인민들 앞에서 한 번 했던 약속을 잘 지킨다면 북한에서도 믿을만한 은행이나 연금재단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오늘이나 내일에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