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동안 북한 경제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동북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입니다. 아직도 북한에는 매년 봄, 보리가 수확되기 전까지 주린 배를 움켜쥐고 견디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믿을만한 통계는 거의 없습니다. 북한 당국이 대부분의 통계를 비공개 자료로 취급하고 또 북한당국 자체도 믿을 만한 통계를 수집할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확인된 통계를 갖고 얘기해보면 지난 십년 동안 북한의 경제 성장률은 2-3% 정도로 추정됩니다.
중국이나 한국의 성장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수치이지만 어쨌든 성장했습니다.
이런 성장을 가져온 가장 중요한 요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자본, 그리고 장마당 같은 자발적인 개인경제의 성장입니다. 만약 지금 중국에서 들어온 장사꾼이나 투자자들이 북한에서 발을 뺀다면, 만약 장마당이 문을 닫는다면 북한의 경제는 무너질 것입니다.
물론 북한 정권은 이런 변화에 눈을 가리고 있습니다. 그들의 유일한 목적은 권력과 특권 유지이기 때문입니다.
권력과 특권을 포기하고 싶은 지배 계층은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없을 겁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지배계층이 자신들의 특권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 개발을 가로막아야 하는 구조입니다.
북한 위정자들이 경제를 위해 선택한 것은 김일성 시대의 경제 체제 부활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근거 없는 환상입니다. 북한이 모방했던 국가 사회주의 경제는 구소련에서도 중국에서도 사라졌습니다. 경제적인 효율성이 전혀 없는 경제 체제였기 때문입니다. 중국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경제의 발전을 위한 유일한 길은 개인 경제와 시장 경제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지배계층은 장마당의 성장을 자신들의 특권에 대한 위협으로 봅니다. 그들은 장마당이 위험한 지식을 확산하고 그 결과 사상성과 당성을 약화시킬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장마당이 활성화돼 국가 경제가 나아지자 북한 당국은 장마당을 제한했습니다. 화폐개혁이 잘 보여주듯 북한 정권의 기본전략은 장마당을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악순환 입니다. 앞으로 오랫동안 북한 사회는 이 악순환을 극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악순환을 극복하지 못하면 북한 정권이 약속하는 이밥에 고깃국 먹는 사회는 건설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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