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년 동안 북한 사회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북한 언론은 여전히 우리식 사회주의니 주체사회주의를 운운하고 있지만 북한 사회구조를 보면 시장경제가 많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농업은 그대로 국가소유와 국가경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발전이 없습니다. 그러나 공업부분에서 개인경제활동이 많이 활발해졌습니다. 옛날처럼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국가공장과 협력하는 전주(소자본가)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외화벌이 일꾼들은 사실상 개인자본가와 다를 바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간부들은 국가 공장을 개인소유처럼 경영하고 있습니다. 돈을 갖고 있는 전주들은 국가 기업소에 돈을 빌려줍니다. 이것은 북한경제의 새로운 모습입니다.
이러한 자본주의를 닮아가는 변화가 북한경제상황이 좋아지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 생활은 10년 전에 비해 좋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초래한 것은 활발한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한 시장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의 시장경제는 제한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북한에서 개인의 모든 경제활동은 확연히 불법 또는 비법입니다. 지배인들이 사회주의 경제의 규칙을 잘 지키면 가동하는 공장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장사꾼들은 모두 다 불법, 비법 행위를 통해서만 돈을 벌고 있습니다. 사실상, 북한 법에 따르면 개인경제 활동을 하는 간부나 장사꾼들이 체포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그들 대부분은 사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전주나 장사꾼으로 알려진 북한 사업가들은 자신의 개인안전에 크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 보위원이나 보안원에 적지 않은 뇌물을 주어야만 합니다. 결국, 북한의 경우 많은 간부들은 비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법대로는 살 수 없는 사회에서 불법행위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경제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적지 않은 돈을 받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온갖 규제와 감시 때문에 북한 장사꾼들은 외국 대방과 관계 맺기가 어렵습니다. 세계의 모든 사업가들은 필요한 정보를 신문이나 방송, 전문적인 잡지를 통해 아무 때나 쉽게 얻을 수도 있고 외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아무 때나 연락할 수 있지만 북한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은 중세 사람들처럼 장사꾼들끼리 서로 협력해가면서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정보는 구두형식으로 돌고 있습니다. 이것은 너무 시대착오적인 방법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에서 조금씩 일어나는 시장경제가 경제성장에 어느 정도는 기여할 수 있지만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고도 경제성장은 불가능합니다. 고도성장을 이룩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정치 경제 분야에서의 개방, 개혁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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