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김정은, 탈북자 압박해 정권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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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이 출범한 지 두 달 되었습니다. 그 짧은 기간에 김정은 정권이 정치를 완전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치의 특성이 몇 가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 하나는 탈북자, 도강자에 대한 정책입니다.

이 정책은 김정일 시대보다 많이 엄격해졌습니다. 1990년대 말부터 함경북도, 양강도, 자강도 주민들은 중국으로 많이 탈출했습니다. 1999년 기준으로 중국에 체류하는 북한 사람들은 20만 명에 달하였습니다. 그들은 원래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 중국으로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 들어 그들은 대부분 불법 노동자로 돈을 벌기위해 중국에 갔습니다. 중국에서 미숙련 노동의 일을 해도 북한에서는 하급간부보다 더 잘 살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2008년까지 북한 당국자들은 탈북자들이 중요한 정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탈북 했을 때 잡힌 사람들은 단련대나 집결소로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우 탈북자들은 무사히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3~4년 전부터 사정이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측은 국경경비를 많이 강화했고 탈북하다 잡힌 사람들에게 중벌을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측은 도강과 탈북을 막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출범 때부터 북한 정권은 탈북자들의 길을 가로막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과연 북한 정권은 탈북자들을 중요한 사회 문제라고 생각할까요? 북한 당국자들은 탈북자들이 국가비밀을 유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과장된 이야기입니다. 탈북자 대부분은 평범한 로동자, 농민들이기 때문에 국가 비밀을 알 수 없습니다.

북한 정권이 정말로 무섭게 생각하는 것은 국내 사정에 대한 지식의 유출보다 해외 생활에 대한 지식과 정보의 확산입니다. 북한 정권은 인민들이 외부세계와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활을 알 수 없어야 자신들의 특권과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 인민 대부분은 북한 경제사정이 중국과 남한 경제사정보다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로 심하게 뒤떨어져 있는지는 잘 모릅니다.

중국의 경제 사정에 밝고 남한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본 탈북자들은 북한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외부 세계의 정보를 주입하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그 때문에 북한 정권은 탈북자들을 막기 위해서 살벌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