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리비아 혁명과 북한의 미래

0:00 / 0:00

리비아에서 나오는 소식을 보면 현재 이 나라의 상황은 내전으로 가는 듯 보입니다. 혁명군과 정부군이 싸우는데 누가 승리할 것인지 예측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리비아의 이웃 나라인 이집트(에짚트)의 혁명은 폭력 없이 승리했습니다. 이집트 독재자인 무바라크 대통령은 싸우지 않고 퇴임했습니다.

아랍시민혁명은 북한의 미래를 암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가가 국민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 현재 북한에서는 시민혁명을 상상하지 못하지만 10년이나 20년 후의 일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도 혁명이 일어난다면 평화스러웠던 이집트보다 폭력적인 성격의 리비아 혁명과 더 유사할 것 같습니다.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지금 북한의 특이한 상황을 보면 이렇게 예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특권과 권력을 지키지 않는 이집트 집권 계층은 쉽게 말하면 비상구가 있는 특권 계층입니다. 권력 계층이 혁명 이후에도 그대로 잘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 평화롭게 권력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북한의 권력계층은 비상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분단국가의 한 부분입니다. 북한에서의 정치위기는 남북통일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치 엘리트층은 흡수통일의 경우, 권력과 특권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물론 북한 권력 계층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북한에서 순수 권력계층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수십 만 명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이 소수 특권계층들은 무기도 있고 통제력도 있기 때문에 민주화 운동을 가로막기 위해 민중을 힘으로 탄압할 의지와 능력이 있습니다.

북한 체제가 흔들리게 되더라도 북한 정치권력은 민중혁명을 진압하고 자신의 독재정권을 유지하기를 바랄 것입니다. 또 그들은 중국의 개입도 바랄 것입니다. 위기 이후 북한에서 친중 위성정권이 성립될 경우 김정은 시대의 간부들은 권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 단계에서 중국은 북한의 권력층을 구원할 의지가 크지 않은 것 같지만 이것이 중국의 이익과 부합한다면 중국은 개입할 것입니다. 물론 이런 미래는 결코 희망적이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여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