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시민혁명은 여전히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저는 이 시민혁명운동을 지켜보면서 이 혁명이 북한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생각해 봅니다.
아랍 혁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자발성입니다. 몇 개월 전, 거의 모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에짚트(이집트)나 뜌니지(튜니지)에서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 국가에서는 반정부세력의 기반이 약하고 비교적 잘사는 국민들은 불만을 거의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긴장은 심각했고 결국 작은 사건이 불씨가 돼 큰 사변으로 번졌습니다.
그 사건은 뜌니지 시골의 한 시장에서 일어났습니다. 과일 장사를 하던 젊은 장사꾼의 물건을 경찰이 다 몰수했습니다. 경찰의 부당한 처벌에 항의하던 젊은 장사꾼은 분노를 삭이지 못했고 결국 공개된 장소에서 분신자살했습니다. 부당한 행위에 대한 이 젊은 장사꾼의 개인적 분노는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났지만 그의 죽음은 시민들을 움직였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 알게 된 사람들은 데모를 벌이기 시작했고 경찰을 규탄하는 것에서 나아가 정치 민주화를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뜌니지의 독재정권은 쓰러졌습니다.
뜌니지 시민혁명을 목격한 아랍국가 국민들도 개혁과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민혁명을 시작했습니다. 결국 한 젊은 장사꾼의 죽음으로 일억 명 인구를 통치했던 독재정권이 무너지거나 흔들리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이 북한의 미래에 암시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물론, 지금 북한에 시민혁명이 일어나기는 어렵습니다. 북한 정권은 어떤 아랍독재정권보다 국민들을 삼엄하게 감시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최근 경향을 보면 10년이나 15년 후에는 북한에서도 시민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엇이 북한의 시민혁명을 초래할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아랍 혁명운동의 경험에서 잘 볼 수 있듯이 장마당에서 일어난 작은 충돌도 이러한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경찰의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고 이러한 행위에 대한 민중들의 불만도 높기 때문입니다.
민중의 지지를 잃은 정권은 안정된 듯 보여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산사태와 비교될 수 있습니다. 작은 돌멩이 하나가 산사태를 일으키듯 모든 것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조건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북한의 경우에 이것은 비교적 먼 미래의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미래는 곧 현재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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