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독재자가 된 혁명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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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왔습니다. 북한에서 4월은 태양명절 즉 김일성 생일이 있는 달입니다. 바로 지금 김일성이란 사람의 역사적인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김일성은 대단히 모순적인 인물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사람 대부분은 김일성 시대에 잘 살았고 김정일 시대에 경제가 어려워진 줄 알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김일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김정일에게 책임을 묻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북한 경제가 무너진 이유는 김일성이 만들어 놓은 정치, 경제 제도 때문입니다. 김정일은 김일성의 정책을 그대로 지속하려 노력했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말하면 김일성은 고난의 행군과 장기적인 위기에 대해서 책임이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의 개인적인 삶을 보면 비극적인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북한 언론은 김일성의 업적을 굉장히 과장했습니다.

그렇지만 김일성은 어린 시절부터 나라와 인민들이 보다 더 좋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싸우고, 자신의 생명을 희생할 의지가 있었습니다. 김일성은 단순히 국민들을 죽이고 경제를 망하게 하는 독재자가 아닙니다. 그는 독재자가 된 독립운동가이며 영웅적인 투사입니다. 이것은 개인의 비극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1930년대 김일성은 영웅적으로 싸웠고 나라의 해방에 이바지하려 노력했습니다. 북한 언론의 거짓주장과 달리 소련군대의 대위로 1945년에 귀국한 김일성은 나라를 해방시킨 장군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대단히 어려운 조건하에서 영웅적으로 싸운 투사였습니다.

유감스럽게도 1945년 이후 소련은 김일성을 북한 국가의 지도자로 뽑아서 적극적으로 후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독립투사가 공산주의 국가의 정치인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숙청과 탄압을 실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웅은 독재자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김일성의 선택은 소련을 모방하는 국가사회주의였습니다. 그가 이러한 선택을 했을 때 국가사회주의는 매력적인 체제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이러한 체제는 시장경제와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장기적인 경제개발을 이룩하지 못합니다. 독재자가 된 김일성이 이러한 제도를 실시한 것은 북한경제를 파괴한 꼴이 되었습니다.

김일성통치 50년은 한국역사에서 잃어버린 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숭고한 이념을 믿던 젊은 김일성을 잊어버리면 안 됩니다. 유감스럽지만 김일성처럼 독재자가 된 혁명투사들은 세계역사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