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은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을 없애 버려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세습독재정권이 이와 같은 주장을 되풀이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체제유지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자본주의사회, 즉 발전된 현대사회에 대한 환상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시대착오적인 사회주의 경제구조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북한특권층이 체제유지를 자신의 특권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효율성이 낮은 이 경제체제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없고 결국은 무너질 것입니다.
언제 무너질 지 알 수 없지만 북한에서 세습독재정권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는 힘은 북한 주민들의 대중운동뿐 입니다. 그 운동은 외부생활, 특히 조선 생활에 대해 북한 주민들이 더 많은 정보를 갖게 하는 것입니다. 북한 사람들은 남한보다 너무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남북한만큼 1인당 소득격차가 심한 이웃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북한사람의 대부분은 이런 사실에 대해 아직 잘 모르고 있지만 조만간 알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북한주민들은 남한과의 통일을 염원하게 될 것입니다. 남한과의 통일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북한 주민들이 남한과의 통일을 이룩하자마자 그동안 동경하고 부러워하던 남한 생활수준을 곧바로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문제입니다.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더 잘사는 것은 사실입니다. 남한에서 제일 어렵게 사는 사람도 북한 하급간부만큼은 삽니다. 그렇다고 통일 이후에 북한 사람들이 남한과 같은 생활수준을 즉각적으로 이룩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 이유를 몇 가지 들 수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기술과 신용입니다. 북한 사람들이 남한사람들처럼 잘살려면 남한 사람들만큼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그들은 아직 배우지 못한 현대기술을 배워야하고 현대 사회의 진보적인 생활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물론 남과 북은 같은 민족이기에 북한 사람들은 남한 사람들이 배운 것을 빨리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통일 이후에도 북한 경제가 남한경제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빨라도 15년 정도 늦으면 30년 정도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통일은 북한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켜줄 것입니다. 하지만 통일 이후에도 남북경제격차, 소득격차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입니다. 그래서 통일이 모든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북한 사람들은 적지 않게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통일에 대해서 올바른 생각을 갖는 게 좋겠습니다. 통일은 목적지점이라기보다는 출발지점으로 보면 좋겠습니다. 북한이 미래가 없는 국가사회주의를 포기하고 남북통일의 길로 나와야 경제생활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변화가 하루아침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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