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남한사람이 북한을 보는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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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람들은 남한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는 지를 자주 묻습니다. 북한 언론은 남한의 극소수 반동 보수파들을 제외하면 이남 인민이 거의 다 이북을 모범이라고 생각하고 김정일을 흠모하고, 남북통일에 대해 꿈꾸고 있다고 보도합니다. 물론 이것은 새빨간 거짓 선전입니다.

그러면 이남 사람들은 이북을 정말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민주 국가인 남한에서는 이북 사람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기본경향을 보면 제일 중요한 변수는 나이입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 즉 60세를 넘은 사람들은 북한 정권에 대해서 대부분 적대적인 입장입니다. 그들은 6.25 전쟁을 경험했을 뿐 아니라 이남에서 군사독재시대의 반공교육을 받았습니다. 또 그들은 이북이 이남의 성장과 개발을 가로막으려 한 세력으로 봅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통일을 원합니다. 그들에게 북한은 어떤 추상이 아닙니다. 그들은 이북에 남아있는 친족과 가족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 대부분은 통일된다면 흡수통일,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다음 통일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들 자식들의 태도는 너무도 다릅니다. 지금 이남의 35세에서 50세까지의 사람들은 군사독재를 반대했던 세력입니다. 그들 중 몇몇은 이북을 이남과 거의 같은 경제 수준의 국가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다른 착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북한의 실상이 알려지면서 북한에 대해 실망했지만 아직도 친북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조금은 남아 있습니다. 이들 중년의 이남 주민 대부분도 통일을 원합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통일은 흡수통일보다는 남북이 각각 현존하는 정부의 협력을 통해 단계적으로 통합되는 이른바 연방제 통일입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 세대는 어떨까요? 젊은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서 관심이 전혀 없습니다. 그들은 북한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적이 전혀 없어서 그들에게 이북은 또 하나의 외국국가에 불과합니다. 또 요즘에는 북한에서 나오는 소식도 많기 때문에 이들은 북한이 남한보다 훨씬 어렵게 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통일을 걱정합니다. 남북통일이 심각한 경제난을 초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이 지금까지 한국에서 누려온 것들을 빼앗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통일을 노골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통일이 늦을수록 좋다는 입장입니다.

젊은 세대의 이런 생각은 걱정스러운 것입니다. 세월이 갈수록 통일에 대한 열정이 약해지고 한민족, 한 핏줄이라는 생각도 옅어 집니다. 이것이 바로 분단된 국가의 유감스러운 현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