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은 사회주의국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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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언론을 보면 북한이 사회주의 나라라는 보도가 많이 나옵니다. 외국 언론들은 북한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공산주의 국가라고 합니다. 북한 언론도 이와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북한을 살펴보았을 때, 북한을 사회주의 국가로 볼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사회주의 국가의 기본 특성은 헌법이나 언론에서 주장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경제구조, 소유 구조입니다. 그러나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북한에서 소련식 국가사회주의가 사라진 것은 이미 20여 년 전 일입니다.

소련식 국가 사회주의의 기본 특성은 무엇일까요? 모든 생산수단은 무조건 국가소유입니다. 철도든, 공장이든, 식당이든, 상점이든 모든 기업소가 국가에 의해 경영됩니다. 그러나 김일성 사망 이후 북한을 보면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대부분의 생산 수단은 아직 그대로 국가소유로 남아있지만 대부분 잘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일성 시대에 활발히 돌아가던 공장 대부분은 이미 폐업처리가 되었습니다. 그 대신에 북한 경제를 움직이는 세력은 장마당을 중심으로 하는 장사입니다. 북한 사람들은 사실상 시장 경제를 재발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북한 주민의 가족들을 보면 국가에서 주어진 월급과 배급을 타서 먹고 사는 가족이 얼마나 될까요? 아마 평양 사람들이나 간부층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남자들은 제대로 돌아가지도 않는 공장에 가서 할일 없이 앉아있는 동안에 여성들을 장마당에 나가 열심히 장사를 합니다. 사실상 자본주의 경제생활을 해서 주민들은 생활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나 베트남은 시대착오적인 사회주의경제를 버리고 시장경제로 탈바꿈함으로써 눈부신 경제성장을 가져왔습니다. 중국 경제는 빨리 성장하고 중국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정말 잘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물론 중국 정부는 그대로 사회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껍데기뿐이고 실제로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건설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비슷한 변화를 발견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본적인 이유는 북한 정권의 입장입니다. 중국 정부는 시장경제를 반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환영하였습니다. 북한정권은 어떻게든 시장경제의 길을 가로막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국정부와 달리 북한 정부는 장마당 경제가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않습니다. 북한 정부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물론 정치 안정과 체제 유지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문제 때문에 북한 경제를 구원할 수 있는 자본주의 경제가 자라나지 못합니다.

결국, 현재의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라기보다는 아주 기초적인 시장경제 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시장경제는 당국자들의 단속과 방해때문에 상당히 왜곡된 성격을 띤 채 잘못된 길로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