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한반도에서 중국이 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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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외국언론은 중국이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대해 짜증과 불만이 쌓였왔기 때문에 김정은을 반대하는 세력을 중국이 비밀리에 지원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중국이 김정은 대신에 김정남 정권을 세울 계획이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북한 지도층의 내막은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들이 여러 나라 언론에 나왔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이러한 주장은 근거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살펴보았을 때, 중국이 북한에 대한 실망과 짜증이 많아졌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중국은 북한이 추진하는 핵개발을 싫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핵은 동북아의 핵확산 가능성을 증폭시키고 공식적으로 핵 보유 국가로 인정받고 있는 중국의 장기이익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또 중국입장에서 보면 북한이 그동안 만들어낸 한반도 위기는 바람직한 것이 아닙니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얻기 위해 수시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위기를 만드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경제성장이 필요한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은 커다란 부담이 됩니다.

중국은 북한 정권이 개혁과 개방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김정은의 현재 정책은 북한의 장래를 파멸로 이끄는 정책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중국은 북한 김정은 정권을 별로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대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제일 필요로 하는 것은 분단상태로 안정되어 있는 한반도입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북한은 중요한 완충지대입니다. 또한 중국은 북한 국내에서 혁명이나 쿠테타로 말미암아 혼란과 무정부 상태가 발생한다면 중국의 이익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 국내정치에 간섭하려 하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중국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중국은 김정은 정치의 정책을 싫어하긴 하지만 계속해서 일정한 지원을 제공하고 북한체제 위기를 야기할 수 있는 정책은 피하고자 합니다.

물론 중국은 꾸준히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 정치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 대북지원을 줄일 수도 있고 어떠한 경우에는 북한과의 무역 또한 통제,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압력들은 여전히 온건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보다 더 강력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 단계에 중국이 북한에서 음모나 쿠데타가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할 수도 있다는 외국언론의 추측은 믿기가 어렵습니다. 한반도에서 중국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은 분단의 고착과 안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