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제일 놀라는 사실 중 하나는 바로 해외여행의 자유입니다. 남한 국민은 외국으로 나가는 횟수가 많습니다. 지난 2010년 통계를 보면 1년간 외국에 나간 남한 사람들은 천 2백 4십 8만 명입니다. 이것은 남한 전체인구의 1/5정도입니다. 천 2백 4십 8만 명의 출국자 중에는 사업으로 인해 출장을 간 사람도 있고 유학을 떠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관광 때문에 출국한 사람들입니다. 남한은 민주국가이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여권을 가지고 있으면 외국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론적인 원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제적인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가 튼튼한 남한은 국민 대부분이 해외로 나갈 권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나갈 능력이 있습니다. 목적지를 보면 남한사람이 제일 많이 가는 나라는 물론 중국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을 다녀온 남한 관광객은 2백 8십 4만 명으로 전체 출국자의 24.2%를 차지했습니다. 여기에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중국은 가깝고 물가가 낮아 남한사람들이 선호하는 여행국가입니다. 남한 사람들은 만리장성과 북경의 유명한 고궁을 구경하고 기름이 좀 많지만 맛있는 중국음식을 먹으러 갑니다.
상해나 북경으로 가려면 3박 4일 여행 일정에 4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남한 돈으로 40만원은 미국 돈 400달러, 중국 돈으로는 2500위엔에 해당하는 돈입니다. 남한의 평균 월급은 240만 원 정도인데 40만원이라는 돈은 남한 노동자가 5~6일 정도 벌 수 있는 돈입니다. 결코 큰돈이라 여기지 않기에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자주 가는 나라는 일본입니다. 지난해에 일본에 다녀온 남한 사람들은 214만 명이었습니다. 과거 남한 사람들이 일본에 다녀오려면 경비가 꽤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남한이 빠른 경제 성장을 유지해왔고 일본은 만성적인 경제위기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제적 수준 차이가 많이 줄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남한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일본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일본의 많은 식당, 호텔 등에서도 한국 손님을 유치하려고 노력합니다. 지난 몇 년 사이 동경 지하철에는 한국어 표지판이 설치되었고, 많은 일본 박물관에는 한국어 설명서까지 생겼습니다. 남한의 관광객은 이제 일본경제에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해외여행은 일반적인 일이 되었고, 해외 여행문화도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이것은 한반도의 또 하나의 모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한 국민이 해외여행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인 반면에 북한 국민은 아직까지도 해외여행을 가장 엄격하게 통제당하는 나라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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