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전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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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언론은 한반도에서 언제든지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번 천안함 사건 이후 이런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근거가 별로 없습니다. 남북한 사정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매우 적어 보입니다.

일단, 이남도 이북도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북이 전쟁을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승리에 대한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경제력, 국제 관계,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하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북한은 패전을 거듭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북한 언론의 주장과는 달리 핵무기도 그들을 구원하지 못할 겁니다. 북한이 현재 보유한 것으로 보이는 5기 정도의 핵무기는 수만의 인명을 앗아갈 수 있지만 전략적인 성공을 이룩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북은 경제적, 기술적 거의 모든 면에서 이남보다 수십 년 뒤처져 있고 이런 상황에서 전쟁은 북한에 절대 불리합니다. 최강 군사력을 뽐내는 북한 위정자들도 이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또, 전쟁이 발발할 경우에 가장 먼저 제거될 사람들은 바로 북한의 특권 계층입니다. 그들이 숨을 지하시설이 마련돼 있지만 최신 무기는 이런 지하 군사 시설물도 파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아주 중요합니다.

고급간부들은 서민들의 생명을 쉽게 희생할 수 있지만 자신의 생명은 참 귀중히 생각합니다. 그래서 북한 특권계층은 전쟁 위협을 외교 수단으로 이용 하지만 감히 전쟁을 시작하지는 못할 겁니다.

그렇다고 남한이 군사적인 우위에 있다고 해서 전쟁을 시작할 수는 없습니다. 이남이 전쟁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이를 위해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남의 약점은 서울입니다. 서울과 서울 주변 지역의 인구는 2천4백만 명에 달합니다. 그러나 서울은 비무장지대와 가까워 전쟁이 발발하면 북한의 엄청난 폭격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남은 우월한 공군 전투 능력을 이용해 이들 북한 포대를 몇 시간 이내 없앨 수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서울에서 인명 피해가 날 것입니다. 만약 북측이 핵무기를 이용할 경우에는 더 많은 인명이 희생될 수 있습니다.

민주 국가인 남한에서 정부는 이러한 희생을 감수할 수 없습니다. 이남 주민들도 이러한 희생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남북의 이해관계를 굳이 따져보았을 때 전쟁으로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역사가 알려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