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김정일 사후 북한 간부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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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영원히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김정일 위원장도 마찬가집니다. 특히 최근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의 건강이 그리 좋지 않고 그의 사망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일 이후 북한 지도부가 실시할 정책 노선은 어떻게 바뀔까요? 많은 사람들이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이후 북한 지도부가 중국처럼 개혁, 개방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제가 보기엔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북한 지도부는 김정일 사망 이후, 변하지 않고 노선을 유지하며 단결해야만 자신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 고급 간부들은 통합과 단결을 지금처럼 유지할 수 있을까? 이 단계에서 우리는 이 질문에 답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북한 고위 위정자들은 특권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단결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다투기 시작하면 주민들이 혼란스러워질 것이고 이것이 체제 붕괴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역사적으로 특권계층의 갈등과 다툼이 혁명을 초래한 사례가 많습니다.

그러나 북한 고급 간부들이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이것을 실천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북한 특권 계층에도 보이지 않는 파벌이 많고 서로 미워하는 고급 간부들이 많습니다. 김정일 사망 이후, 그들의 모순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일 다른 간부에 의해서 암살될지도 모르는 간부는 단결을 지키는 것보다 살아남기 위해 경쟁자들을 공격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얼마 전에 이제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차가 거의 없는 북한에서 고급 간부가 교통사고의 희생자가 되면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사고로 위장한 암살이라고 보는 근거는 많습니다. 이제강을 반대한 사람은 바로 지금 북한의 실세로 불리는 장성택입니다. 물론, 이것은 여러 가지 정황을 놓고 추측하는 것이지만 추측의 근거가 그리 허황되지는 않습니다.

김정일 사망 이후에 고급간부들은 그대로 단결을 유지할까? 아니면 서로 싸우기 시작할까? 또, 이 다툼으로 북한 체제가 흔들리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김정일 사망 이후 이북의 미래에 대한 질문은 수도 없이 많고 아직 질문에 대해 명확히 답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사망 이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체제유지가 불가능한 것은 아닐지라도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견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