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가속도 내는 포스트 김정일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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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26일 " 조선노동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를 2010년 9월 상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고 전했습니다.

이것은 중요한 소식입니다.

북한 지도부는 노동당 규칙을 완전히 무시한 지 거의 25년 됐습니다. 당 대회는 5년마다 한번 소집해야 하지만 1980년 이후에 한 번도 소집되지 않았습니다. 조선 노동당 대표자회는 1966년 이후 44년 만에 소집됩니다.

44년 만에 열리는 노동당 대표자회의 안건, '최고지도기관 선거'가 무엇인지 우리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최근, 북한 지도부는 김정일 사망 이후를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김정일 사망 이후에 북한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북한 고급간부들이 실시하는 정책을 보면 그들의 최고 목적은 김정일 사망 이후에도 자신들의 특권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북한을 지금 통치하는 수십 명의 고급 간부들은 김정일 사망 이후에도 나라를 그대로 통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얘깁니다.

지금 알려진 바로는 김정일의 후계자가 될 사람은 김정일의 셋째아들 김정은입니다. 그는 이제 겨우 28살, 경험도, 권력 기반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고급간부의 입장에서 보면 바로 이러한 사람이 가장 바람직한 후계자 감입니다. 경험도 없고 권력 기반도 없는 젊은이는 쉽게 허수아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언론은 김정은 찬양에 열을 올리겠지만, 찬양은 찬양일뿐 실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김정은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이 허수아비를 조정하는 사람은 누굴까? 지금 북한 상황을 보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거의 나온 것 같습니다.

6월 초, 최고인민회의에서 장성택이 국방위 부원원장으로 임명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바꿔 말하면 김정일 사망 이후, 장성택이 실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김정일 사망을 위한 준비가 최근 놀라운 속도로 가속화 되는 것을 보면 김정일의 건강이 더 안 좋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상태라면 김정일은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고 한 2012년까지 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사망한다 해도 얼마 동안 북한에 변화는 없을 것입니다. 장성택을 비롯해서 김정은을 후계자로 만든 북한의 고급 간부들은 김정일 사망 이후에도 그대로 같은 정치 노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 인민들 역시 지금의 힘겨운 삶을 당분간 그대로 이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