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의 수는 2만 3천명을 넘어섰습니다. 10년 전인 2001년만 해도 탈북자의 수는 천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생활은 어떻습니까?" 이 질문에 한마디로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에서의 생활과 비교하면 남한에서의 생활조건은 훨씬 나아지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조사에 의하면, 탈북자가 매달 버는 돈은 평균적으로 120만원, 즉 1,100달러 정도입니다. 그들은 북한에서 간부가 아닌 일반 사람들은 상상하지도 못하는 병원치료를 남한에서 받기도 하고 언제든 원하면 학교교육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장밋빛 그림을 그리면 안 됩니다. 남한에 온 탈북자들은 북한에서보다야 아주 잘 살고 있지만, 평균적인 남한 사람보다는 어렵게 사는 편입니다. 북한 사람들이 보기에 매월 1,100달러씩 버는 것은 매우 넉넉한 생활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북한에서 이 정도 소득을 얻는 간부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한 사람들이 보기에 1,100달러는 그리 큰돈이 아닙니다. 남한사람의 평균 한 달 생활비는 2,400달러 정도입니다.
교육도 문제입니다. 북한 출신은 대개 무료로 명성이 높은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지만 졸업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사실상 제대로 졸업한 대학생 수는 입학 때의 절반도 안 됩니다.
이 같은 문제를 초래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탈북자들이 한국에 오면 낯선 환경과 사회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북한 기술과 일상생활은 남한의 1960년대 수준에 멈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배운 것은 남한에서 큰 가치가 없습니다. 결국 남한에 온 탈북자들은 가장 단순한 일부터 하게 됩니다. 물론 그들이 얻는 소득은 남한 주민들의 소득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탈북자들이 대학에 갈 경우 배경지식의 부족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북한 출신 학생들은 기술과 자연과학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첨단 기술과 사회학 등은 전혀 모릅니다. 그래서 그들은 남한 대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남한 학생들이 중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것부터 배워야만 합니다.
이런 탈북자들의 문제를 볼 때 통일 이후 북한 주민들의 운명에 대한 우려가 커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 교육을 잘 받지 못했던 북한 사람들은 통일 이후에도 사회적, 경제적인 문제가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통일 후 안정된 미래를 위해 교육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음 세대가 통일 한국에서 보람 있는 생활을 하기 위해서 북한 청년들은 잘 배워야 하고 북한 학부모들은 그들의 자녀가 잘 배울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