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건전한 자본가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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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구 소련시절에 러시아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1980년대에 구소련에서 대학에 다닐 때까지 저는 다른 소련 청소년들과 같은 교육을 받았습니다. 물론 제가 마음속으로 믿을 수 있었던 교육도 있었고 믿기 어려운 내용의 교육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당시에는 장사를 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에 대해 상당한 적대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저는 장사를 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은 욕심이 많아서 믿기 어려운 사람들로 생각했습니다.

1970년대 어느 해 여름에 우리 가족은 흑해로 휴가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이 지역에서 불법적으로 개인 여관을 만들어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당시에 흑해로 여행가는 소련 사람들이 많아서 이렇게 개인이 여관을 운영하는 집주인들은 돈을 너무 잘 벌었습니다. 버스운전수인 우리 어머니가 한 달 일해야 벌 수 있는 250루불을 개인여관 주인은 하루에 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여관 주인들의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부터 그 전에 제가 믿고 있었던 신념에 대해 의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들은 너무 열심히 일했습니다. 또, 개인 여관이 없었더라면 수십만 명의 소련 사람들이 흑해로 여행을 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1990년대에 제가 보고 확인한 것은 좋든 싫든 간에 개인이 국가보다 공장이나 매점을 훨씬 더 잘 운영한다는 사실입니다. 국가가 임명한 공장이나 매점의 간부는 열심히 일할 필요도 없고 재료나 시간의 낭비에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제품의 품질에 대해서도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공장의 간부가 재료를 절약하지 않고 매일 보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지 않는다면 그 공장은 절대 성공하지 못합니다.

바로 그 때문에 지난 시절 세계의 역사 경험이 잘 보여주듯 개인 소유를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 경제가 간부 관리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 사회주의 경제보다 훨씬 더 성공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간부들이나 근로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사회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수입과 성공에 대한 욕심이란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러한 사람들이 경제를 발전시키기도 하지만 개인욕심 때문에 비도덕적인 행위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는 자본가들을 어느 정도 통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역설적으로 공산당 간부들은 돈이 많은 개인 사업가들을 잘 통제할 능력이 없습니다. 간부들도 욕심이 많아서 부자들과 결탁하게 되는 것은 거의 불가피한 일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들의 욕심을 관리하는 세력은 간부들이나 최고 지도자가 아니라 평범한 일반 국민들입니다. 국민들이 언론을 통해서 자신의 의견을 표시하고 선거를 통해서 간부들을 통제하는 민주 국가에서 자본주의가 제일 성공적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민주국가에서는 자본가들이 창조력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국민들이 자본가들의 비도덕적 행위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