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당국의 몇 가지 움직임을 살펴보면 북한 지도부는 김정일 사망을 대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선 노동당 대표자 회를 9월 상순에 소집하고 7월 초순에 최고 인민 회의를 소집하는 것만 봐도 김정일 사망 이후 나라를 통치할 통치구조가 빠른 속도로 재편되는 듯합니다.
그렇다면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 지도층은 어떤 구조가 될까?
일단, 김일성, 김정일 가족 출신은 그대로 최고 지도자로 인정되고 많은 찬양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김정일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김 씨 가족의 상징적인 인물이 될 것 같습니다. 김정은이 너무 젊고 정치적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인 점을 감안해 볼 때 김정은을 대신해 실제 정치할 세력은 장성택을 비롯한 북한의 고급 간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김정일의 후계자로 김정은이 낙점된 것은 고급간부들의 강력한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지금의 특권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하는 고급 간부들의 이익에 너무 잘 맞아 떨어지는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구조는 장기적으로 안정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 권력구조의 문제점은 세가지 입니다.
첫째, 북한 고급 위정자들의 대부분은 늙은 노인들입니다. 북한 지도부의 평균 나이는 75세 이상입니다. 5-7년 정도 지나면 이 사람들은 죽거나 건강상 문제 때문에 더 이상 정치를 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로, 김정은이 변할 것입니다. 지금 28살인 이 젊은 청년은 나이를 먹고 경험을 쌓게 될 것입니다. 특히 북한 언론은 김정은의 위대성 선전을 해야 하는데 이러한 선전이 북한 인민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지만, 김정은 자신에게는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자신의 위대성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자란 청년은 분명 어느 시점에서 허수아비의 역할을 거부하게 될 겁니다. 특히 늙은 위정자들의 죽음으로 약해진 지도부는 그의 짜증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셋째, 장성택과 김정은 사이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정일이 살아 있는 동안에 장성택은 출세를 위해 충성해야하지만 김정일 사망 이후 장성택은 실제 권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실제 권력을 요구할 경우, 장성택이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냥 사직할 수 있지만 실권을 원한다면 싸울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김정은이 또 다른 교통사고의 희생자가 될 지 누가 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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