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독재국가가 발전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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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이 한국에 정착해 살다보면 놀라는 일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남한이 북한보다 경제수준에 있어 훨씬 발전되었다는 사실에 탈북자들은 크게 놀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많은 탈북자들을 정말로 당황하게 만드는 것은 남한의 정치 상황입니다.

남한은 확실한 민주국가입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개인과 자기 집단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체를 만들 자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사회계층과 지역 등 이익이 서로 상충되는 경우도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불가피하게 대립과 다툼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탈북자들은 이런 현상을 보면서 얼른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남한에서는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거의 매일 국민여론의 날카로운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상 대통령처럼 상징성이 높은 정치인은 국회의원이나 일반 정치인보다 더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온 탈북자들은 이런 현상을 보면 혼란스럽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국가지도자에 대한 무시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오랜 기간동안 사회의 기반은 '단결'이라는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민주사회에서의 대립과 경쟁은 바로 민주국가의 힘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나 여당은 야당에서 지속적으로 비판과 감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를 더 책임 있게 수행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이나 정권을 잡고 있는 여당이 잘못을 했다면 이러한 실수를 숨기고 비밀에 부치는 일은 아주 어렵고 위험한 일중의 하나입니다.

또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권장악 세력이 민중의 이익을 무시하고 자신의 집단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만일 이와 같은 잘못된 생각을 갖고 정책을 시행한다면 바로 세상에 노출되고 국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게 됩니다. 결국, 집권층이 이와 같은 비판을 무시한다고 하더라도 다음 선거 때 당선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결국,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시끄러운 혼란과 대립에도 불구하고 어떤 경우든 국민의 이익은 보호를 받고 우선시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권위주의 국가나 독재국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최고 지도자가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실수를 하게 되어있습니다. 또한 오랫동안 정권을 장악하게 되면 사회현실을 정확하게 분석할 능력이 많이 없어집니다. 절대권력자는 국민들의 마음을 멀리하게 되고 측근들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이러한 실수가 많아지고 국가 및 국민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반대로 민주국가에서는 능력이 별로 뛰어나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 해도 대중의 압력과 언론 및 야당의 비판 때문에 올바른 정치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민주국가에도 약점이 없진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어떤 나라에서 권위주의 정권이 필요악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류 보편적인 관점에서 보면 현대사회에 맞는 정치 구조는 역시 민주주의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