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소련에서 러시아로 ②근로자

0:00 / 0:00

지난 시간에 이어,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된 이후 러시아 사회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지난 시간, 소련의 간부들이 자본주의 러시아에서 부유하게 살고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공산주의 소련시절의 기술자, 기사, 숙련된 노동자들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대체적으로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다음, 제일 많이 얻은 사람들은 어느 정도 교육을 받고 기술도 있는 젊은 세대들입니다. 이들은 새로운 생활에 쉽게 적응했고 지금 이들의 생활수준은 공산주의 시대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높은 수준입니다.

소련의 기술자나 학자들의 수준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예외는 군수 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뿐입니다. 하지만 지금 러시아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과 기술에 따라 아주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은 소련 시대와 달리 아무런 제한 없이 좋은 기술, 좋은 솜씨를 가진 근로자와 기술자를 여러 회사들이 서로 데려가려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기술도 좋지 않고 일을 잘 못하는 기술자와 근로자들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지금 러시아 도시의 모습을 보면 이런 상황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의 대도시에는 소련 시대의 일반 노동자들이 엄두를 내지 못했던 승용차가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젊은 기술자들은 휴가를 해외에서 보낼 수 있을 정도로 형편이 좋아졌고 그들이 사는 집에는 과거 고급 공산당 간부 집에서도 보기 드문 가구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작은 지방 도시의 기술자와 노동자들은 형편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들이 다니는 공장이 시장에서 잘 팔리는 상품을 제조한다면 그들은 사회주의 시대보다 훨씬 잘 삽니다. 하지만 공산주의 시대에 지어진 기술 수준이 낮은 공장 또 자유 경제에서 아무도 원하지 않는 물건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은 참 힘듭니다.

이들의 솜씨가 좋다고 하더라도 공장이 문을 닫으면 직업을 다시 구하기 어렵고, 이것은 러시아의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도시에는 이러한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대도시에는 공장이 많기 때문에 자기가 일하던 공장이 문을 닫았다 하더라도 능력과 기술만 있으면 보다 더 좋은 직업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큰 공장이 하나밖에 없는 작은 도시들의 사정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떻게든 큰 도시로 나오려고 하고 직장을 찾아 대도시로 이사를 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