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이어,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된 이후 러시아 사회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노동자와 기술자들의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젊은이들, 청년들에 대해 얘기해 봅니다.
저는 현재의 러시아 대학생들이 굉장히 부럽습니다. 80년대, 제가 대학교를 다닐 때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을 지금 러시아의 젊은 세대들은 자연스럽게 누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 중 일부는 과학 기술의 발전 때문이지만 이런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자유는 러시아의 민주화, 시장화로부터 가능해졌습니다.
학생들은 우리들이 힘들게 공부했던 것들을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이것은 컴퓨터 기술, 인터넷 기술 덕분입니다. 그러나 소련의 공산주의 체제가 그대로 남아있었더라면 컴퓨터의 사용률은 그리 높지 않았을 겁니다. 아무 때나 세계 어디에나 있는 정보를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인터넷도 없었을 겁니다. 국민들이 자신의 생활을 외국과 비교할 수 없게 막아야 특권 계층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인터넷을 절대 허용할 수 없습니다. 소련식 사회주의를 그대로 유지하려 노력하는 북한이 세계에서 유일한 인터넷 없는 국가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 사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또 젊은 사람들은 외국으로 자유롭게 나갈 수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자본주의 국가에서 부잣집 아들, 딸만이 외국 여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습니다. 부자가 아니어도 극빈층이 아니라면 해외여행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물론, 부잣집 자제들은 좋은 호텔에서 잠을 자고 택시나 자가용으로 편하게 이동하겠지만, 돈이 별로 없어도 수준에 맞는 저렴한 숙소와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됩니다.
사실, 소련 시대에도 외국으로 가는 것이 불가능 하진 않았지만 허가를 받기가 정말 골치가 아팠습니다. 지금은 이러한 문제가 전혀 없습니다.
또 읽을 수 있는 책이나 잡지, 신문이 다양해졌습니다. 공산당 검열이 사라지면서 출판물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개중에는 나쁜 책도 있고 수준이 낮은 책도 있지만 유용한 정보를 담은 좋은 책들이 공산주의 시대보다 훨씬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여러 가지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얻은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러시아의 청년 학생들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고, 읽고 싶은 책을 자유롭게 읽고, 보고 싶은 영화를 자유롭게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을 통제, 감시하는 당과 책임비서의 선택이 아닌 각자 개인의 선택에 따라 이런 일들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하고 좋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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