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한 번 당원은 체제 바뀌어도 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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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언론의 주장에 의하면 소련 체제가 무너진 다음 소련 공산당 당원이나 당 간부로 지내던 사람들은 고생이 많다고 강조합니다. 북한 언론이 이러한 주장을 하는 이유는 북한 간부들과 수많은 노동당 당원들에게 체제가 무너지면 그들에게도 커다란 문제가 생긴다고 선전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소련과 동 구라파의 경험을 보면 대부분 국가에서 간부로 지내던 사람들은 지금도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제일 힘 있는 푸틴 총리는 케이지비 출신, 북한식으로 말하면 보위원 출신입니다. 통일된 독일의 최고지도자 메르켈 총리는 당 간부 출신은 아니지만 동독 출신입니다. 이런 사실은 노동신문에는 절대 보도하지 않지만 사실입니다. 통일독일의 최고 지도자 메르켈 총리는 원래 동독 학생, 그리고 동독 청년 동맹 간부를 지낸 사람입니다.

사실상 지금 러시아 사람들 가운데서 이 현상에 대해 불만도 있습니다. 많은 러시아 주민들은 공산주의 시대에 나라를 통제했던 사람들이 공산주의 사상을 헌옷처럼 버리고 지금도 그대로 권력과 특권을 유지한다고 비판합니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조금 더 넓게 보면 어떨까요? 공산주의 시대 간부들이 아니라 일반 당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얼마 전 저는 이러한 문제를 다룬 연구 결과를 보았습니다. 2002, 2003년에 러시아와 미국의 사회학자들이 러시아 국민의 소득을 조사했습니다. 그 연구 결과는 제가 보기에 결코 놀라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소련 체제 붕괴 이후 공산당 당원 출신의 소득은 학력, 나이 등 비슷한 비당원 출신의 소득보다 약 20% 높았습니다. 공산당 간부 출신이면 평균적인 차이가 훨씬 큽니다.

실제로 이러한 문제에 대한 논쟁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공산주의 체제 이후 당원들의 관계를 이용하여 국가 재산을 통제했습니다. 간부들의 경우는 당연히 그럴 것이라 생각하지만 일반 공산당 당원의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 얘기였습니다.

다른 학자들은 당원들이 원래 출세에 대한 야심이 많고 사회적 능력이 높은 사람들이라고 주장합니다. 비당원들은 입당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체제가 바뀐 다음에도 당원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권력을 쥐고 힘을 유지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과거 공산당 간부들이 그대로 특권을 유지하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북한 정권이 당원들에게 말하는 것과 달리 소련의 경우 체제는 바뀌었지만 특권계층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