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대부분은 김정일 위원장이 국민들의 생활이 얼마나 어려운지, 경제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간부들이 지도자에게 거짓 사실을 보고하고 있으며, 김 위원장이 그 사실을 모른다고 주장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는 사실 나라의 사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실시하는 정치노선은 그들의 특권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희망은 옛날 봉건주의 사회에서 농민들이 왕이나 황제에 대해 거는 희망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옛 농민들은 임금께서 악명 높은 관리들 때문에 서민들의 생활을 잘 몰라서 그런 정책을 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 사정을 잘 모르는 것은 사실입니다. 기본적인 이유는 북한에서 언론의 자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정치문제나 사회문제를 자유롭게 분석, 비판할 수 있는 언론은 민주국가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역할은 신경계의 역할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아픔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신경계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를 보내는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도 이와 비슷합니다. 언론은 문제의 규모를 과장할 수도 있고 왜곡할 수도 있지만 문제가 생기면 이것에 대해서 국민들에게도, 지도자들에게도 알려줍니다.
북한 언론을 보면 북한 언론은 이와 같은 역할을 결코 하지 않습니다. 북한 언론의 과제는 당의 정치노선을 무조건 지지하고 그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신문과 잡지, 방송, 출판물 등은 인민의 사상동원을 위한 수단입니다. 짧은 기간 동안은 이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큰 문제가 됩니다.
민주 국가뿐만 아니라 비교적 온건한 독재국가에서도 지도계층은 언론을 통해서 많은 내부 문제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는 이렇게 할 수 없습니다. 김정일을 비롯한 북한 지도자들이 나라의 사정에 대해서 배우는 방법은 간부들의 보고뿐입니다.
그러나 간부들은 당연히 솔직하게 보고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과업을 과장해 보고하고 지도자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만 합니다. 또 문제가 생기면 간부 대부분은 이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는 문제를 숨기려고 노력합니다.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는 이것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어느 지역에서나 경제가 어렵거나 위험한 사건이 생기면 언론에 보도됩니다. 그러나 언론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북한 지도자들은 보지 못하는 도로로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과 비슷합니다. 그들은 자동차의 사정을 잘 모르고 도로의 조건도 잘 모른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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