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사회주의의 붕괴와 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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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용 언론들은 구 사회주의 진영 나라들의 인민들이 사회주의가 무너진 다음 빈곤에 빠져 옛날의 행복한 생활을 그리워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저는 구소련 출신이니까 이러한 이 주장을 들을 때마다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과 거리가 먼 거짓말이기 때문입니다. 구소련의 핵심 국가로 볼 수 있는 러시아에서는 지난 10여년 동안 생활 수준이 놀랄 만큼 향상되었으며 인민들이 사회주의 시대보다 훨씬 잘 살고 있습니다.

이들의 생활 수준 향상을 잘 보여주는 예가 많습니다. 러시아 인구가 1억 4천만 명인데 자가용 승용차 대수가 3천5백만 대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를 포기한 러시아의 새로운 모습을 제일 잘 보여주는 것은 해외여행의 대중화입니다.

소련 시대에 평범한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하려면 제한이 너무 많았습니다. 사상적으로 검열을 받아야 해외로 갈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에 소련 사람들의 낮은 소득을 고려하면 해외에서 너무 초라하게 지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와 경제가 빨리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러시아 사람들은 너도나도 세계여행길에 나섰습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하면 러시아 사람들이 해외 여행을 자주 하는 모습입니다. 아마 공산주의 시대에 오랫동안 고립된 생활을 했으니 마침내 많아진 여행기회를 열심히 이용하려는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1년 통계를 보면 일 년 동안 해외로 간 러시아 관광객들은 1천45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러시아 국민 10명 중 1명꼴입니다. 이것은 2010년에 비하여 15%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통계에는 사업, 출장, 친족방문 등 목적으로 간 사람들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그들을 포함하면 2011년에 해외로 간 러시아사람들은 4천3백만 명입니다. 관광목적으로 간 사람들보다 3배나 더 많습니다.

러시아사람들이 제일 많이 가는 나라는 200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가는 뛰르기에(터키)입니다. 이 중동국가는 러시아에서 멀지 않은 흑해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는데 러시아 사람들이 주로 터키 휴양소로 갑니다. 러시아 국내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재미있습니다. 물론 문화, 경제 중심지인 스탐불로로 가는 러시아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두 번째 많이 가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세 번째는 고대문화 및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에짚트입니다. 2011년에는 에짚트를 방문한 러시아 사람들이 126만 명에 육박하였습니다. 물론 러시아 사람들은 중동뿐만 아니라 유럽으로 많이 갑니다. 작년에 러시아 국민 23만 명이 독일에 갔고 17만 명이 프랑스로 갔습니다.

이 통계를 보면 해외 여행을 간 사람들은 부자들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학교 선생, 광부, 의사 등과 같은 사람들이 공산당 시대에는 꿈꾸기도 어려웠던 해외여행의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공산주의(사회주의) 붕괴는 그들 앞에 더 넓은 세계를 열어준 사건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