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며칠 전 중국 상해에서 돌아왔습니다. 상해는 세계적으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도시 중의 하나입니다. 1992년 처음 상해에 갔을 때 상해의 건물 대부분은 평양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상해 중앙부는 서울이나 도쿄, 뉴욕, 시드니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것은 중국이 개혁과 개방정책을 취한 결과입니다. 중국이 지난 20여 년간 매우 빨리 성장했다는 것은 북한에서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제가 중국 개혁, 개방 정책의 성공에 대한 예찬보다는 그 성공을 이룩하기 위해 치른 대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중국 간부들은 여전히 공산주의에 대해 운운하고 있지만 그들 자신도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상 중국이 사회주의를 버리고 자본주의로 바꾼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눈부신 경제성공을 이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중국은 세계적으로 빈부격차가 제일 심각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중국이 사회주의 시대였을 때도 빈부격차는 존재했습니다. 모택동 주석은 옛 황제처럼 잘 살았고 간부들은 옛날 봉건주의 지주들처럼 잘 살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빈부격차는 사회주의 시절보다 심해졌습니다.
그러나 중국사람 대부분은 빈부격차에도 불구하고 공산당이 건설하는 자본주의 경제를 지지합니다. 그 이유는 중국의 경우 빈부격차의 심화가 빈익빈, 부익부를 초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제일 어렵게 살던 사람들이 사회주의 시절보다 훨씬 더 잘 사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30년 전에 제대로 먹지 못하던 사람은 현재 새 오토바이를 살 수 없다는 이유로 자신을 가난한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중국사회에서 제일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별다른 기술력이 없어 노동량은 많지만 도시민들보다 돈을 잘 벌지는 못합니다. 지금 중국에서 어렵게 사는 노동자의 최저 소득은 중국 돈으로 월 700원 정도입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것은 낮은 소득이 아닙니다. 젊은 여성노동자는 이 돈으로 100% 먹고, 좋은 옷을 입고, 화장품까지 구입할 수 있습니다. 남은 돈은 고향으로 보냅니다. 하지만 같은 공장 간부들은 이보다 3배에서 5배까지 높은 소득을 받고 공장주는 수백 배나 수천 배에 이르는 돈을 벌고 있습니다.
중국의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자본주의의 불가피한 특성인 줄 압니다. 하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습니다. 150년 전 유럽국가의 자본주의는 지금 중국의 상황과 비슷했지만 지난 100년 동안 노동 운동과 사회주의 운동 덕분에 영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선진국에서의 빈부격차는 많이 감소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중국도 조만간 비슷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중국 노동자들이 일한 만큼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자본주의의 달콤한 맛뿐 아니라 그로 인한 불평등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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